게임을 안 해도 심심하지 않아!
수잔 콜린스 글, 마이크 레스터 그림, 노경실 옮김 / 두레아이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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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When Charlie McButton Lost Power, 2005

  작가 - 수잔 콜린스

  그림 - 마이크 레스터

 

 

 

 

  찰리는 게임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소년이다. 눈이 오는 겨울을 지나 산책하기 좋은 봄이 되어도, 다시 시간이 흘러 더운 여름이 되어도 그는 언제나 방에서 컴퓨터 게임만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전체가 정전이 된다. 그리고 평화롭던 찰리의 일상생활이 방해를 받는다. 게임 금단 증상에 시달리던 그는 쓰던 게임기라도 사용하려고 했지만, 평소에 건전지를 준비하지 않아 그것도 할 수가 없다. 결국 동생에게 화풀이 하고 온갖 짜증을 내던 찰리는 반성 의자에 앉게 되는데…….

 

  그림이 너무너무 귀여운 책이다.

 

  첫 장을 펼치면 방에서 게임을 하는 찰리와 대조되게 신나게 밖에서 노는 여동생의 모습이 보인다. 동생이 개와 산책하고, 개와 가정용 튜브 수영장에서 놀아도 찰리는 여전히 구부정하게 앉아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다. 퀭한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게임에 몰입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게다가 게임을 못하게 되자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장면은 그냥 그림만으로도 그가 어떤 심리인지 알 수 있었다.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딱 보자마자 인물의 생각과 심리를 알 수 있는 귀여운 그림이었다.

 


  벌을 받던 찰리는 컴퓨터 게임을 알기 전에 동생과 지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자신이 동생에게 얼마나 나쁜 짓을 했는지 깨닫게 된다.

 

  이야기는 정전이 된 하루 동안 동생과 시간을 보낸 오빠가 이 세상에는 게임 말고도 재미있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되면서 끝이 난다. 노는 동안 동생과 오빠, 그리고 개까지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책을 다 읽은 막내 조카는 진지하게 이렇게 말했다. "고모, 난 동생도 없고 강아지도 없는데?"

 

  뭐라고 말해야 하나 고민했다. 그래서 ‘같이 놀 동생이나 개가 없으니까 주인공과 처지가 다르다고? 그러니까 지금까지처럼 게임을 하겠다고? 고모가 그런 대답을 듣고 싶어서 이 책을 보여준 건 아니잖니? 글자만 읽지 말고, 숨은 뜻을 생각해보라고!’ 이렇게 큰소리를 쳤다가는 다시는 고모가 주는 책은 안 읽겠다고 할까봐 마음을 진정시켰다. 가뜩이나 요즘 게임과 케이블 방송에서 해주는 만화에 빠져서 책을 덜 읽는데…….

 

  '무조건 게임이 나쁘다는 건 아니고, 잠시 모니터나 휴대 전화 화면에서 눈을 떼고, 다른 것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네가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는 동안, 네 주변에서 누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게 되잖아? 넌 동생이나 개가 없지만, 고모도 있고 할머니도 있고 형도 있고 누나도 있잖아. 그리고 너희 집 근처에는 같은 반 아이도 있다면서. 게임을 해도 괜찮아. 하지만 네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잊지는 말라는 거야. 그리고 네 허리와 눈도 쉬게 해주고 말이야. 정전이 나서 컴퓨터를 못하게 되는 것처럼, 허리와 눈이 아프면 아무 것도 못하게 될 테니까.'

 

  라고 말하고 싶지만, 말이 너무 길면 안 될 것 같아서 짧게 말했다.

 

  "동생이나 개가 없으면, 친구들하고 놀면 되잖아. 그리고 너 그렇게 허리 구부정하게 하고 있으면 키 안 큰다."

 

  그러자 조카가 말했다.

 

  “고모 미워!”

 

  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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