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헌팅 (DTS) - [할인행사]
얀 드봉 감독, 리암 니슨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Haunting , 1999

  감독 - 얀 드봉

  출연 - 리암 니슨, 캐서린 제타 존스, 릴리 테일러, 오웬 윌슨

 

 

 

 

  영화를 본 감상은 두 가지였다. 우선은 난 감독님을 믿었기에 동생에게 영활 소개시켜줬고……. 이하 생략. 그리고 두 번째는 사람들이 다 착해. 예전에 동생과 함께 보았지만, 최근에 애인님과 다시 본 작품이다.

 

  그렇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님, 꽤 인기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 예를 들면 '스피드 Speed, 1994'라든지 '트위스터 Twister, 1996' 같은 거. 게다가 감독으로 데뷔하기 전에 촬영을 맡은 영화들 역시 대단한 것들이 많았다. '쿠조 Cujo, 1983', '다이하드 Die Hard, 1998', '붉은 10월 The Hunt For Red October, 1990, 그리고 '원초적 본능 Basic Instinct, 1992'까지. 생각해보면 촬영감독 시절에는 화면이 멋지고 분위기 있었으며, 영화감독으로 만든 것들은 속도감 있고 진행이 빠르며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이 영화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동생과 둘이서 스피드 감독이 만든 공포 영화라니 얼마나 멋질까하면서 방방 뛰었었다. 엄마아빠가 안 계신 사이에 비디오를 빌려서, 방에 커튼을 다 치고, 희망찬 눈을 반짝이면서 보았었다. 그런데……. 감독님은 우리 남매에게 공포가 아닌 드라마를 던져주었다.

 

  화면이나 CG는 아주 멋졌다. 그 당시 보았던 영화들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였다. 커튼이나 이불 그리고 베개가 인간의 형상을 하는 대목이나 집안의 조각상들이 다양한 표정을 지으면서 움직이는 장면, 침대 기둥이 주인공을 공격하는 부분은 지금 봐도 '오오!'하고 감탄사가 저절로 날 정도였다. 거기에 배경이 되는 저택의 실내 장식이나 가구들은 어딘지 모르게 화려하면서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주었다.

 

  설정도 좋았다. 오래된 저택에서 벌어지는 불면증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실험은 가짜였고, 목적은 따로 있었다. 그 와중에 한 사람에게만 자꾸 들리는 환청과 환상. 다른 사람들은 실험의 부작용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모든 이들 앞에 저택이 숨기고 있던 무시무시한 악령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런 괜찮은 소재와 뛰어난 CG, 그리고 멋진 화면으로 가득한 영화였는데, 이럴 수가! 어딘지 모르게 영화는 집중하기 힘들었고, 다소 느슨하기까지 했다. 감질나게 힌트를 주기도 하고, 뭔가 나타날듯하다가 별거 아닌 걸로 밝혀지는 구조의 반복이 너무 잦았다.

 

  인물에 몰입하기가 곤란했다. 특히 테오와 넬의 관계가 이상했다. 왜 테오가 그렇게 넬에게 친절하게 잘 해주고, 일일이 챙기고, 간섭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단지 그녀가 동성애자라서 넬에게 끌렸다고 봐야하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그것도 아니면 테오는 원래 남들에게 잘 해주는 성격인지, 명확하지가 않았다. 설마 넬이 주인공이라서 그런 걸까?

 

  제대로 된 악당 하나라도 나와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거나, 끝까지 주인공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도 없었다. 그냥 다들 착해 빠져갖고, 주인공을 도와주고 구해주기 바빴다. 그나마 악역으로 설정된 사람이 박사였는데, 주인공이 환각을 보는 것이 자기 탓이라 자책하고 솔선수범해서 위기 탈출 넘버원을 찍는다. 하긴 리암 니슨이니까. 이 영화에서 악령과 맞서 싸우기도 했으니, 나중에 인간의 손에서 딸과 부인을 구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나보다.

 

  인상에서 제일 남는 건, 캐서린 제타 존스였다.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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