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한 개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7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강호걸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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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Under Dog, 1929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크리스티 전집 후반부에는 신기하게도 단편집이 몰려있다. 얼마 전에 읽은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 The Adventure of the Christmas Pudding, 1960’, 조만간 읽을 ‘리가타 미스터리 The Regatta Mystery, 1939’ 그리고 이 책까지 합해서 세 권이나 이달에 읽을 목록에 들어있는 단편집이다. 총 8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있고, 모두 다 포와로가 나온다.

 


  『패배한 개』는 인간의 심리에 대한 포와로의 고찰이 잘 드러나 있다. 사람들의 불안함을 이용해서 범인을 자극하는데, 어쩐지 그 방법이 엘러리 퀸의 단편 ‘미친 티 파티’를 연상시킨다. 그래도 ‘미친 티 파티’의 엘러리 퀸은 진짜 얄미웠지만, 포와로는 그에 비하면 귀여운 편이었다.

 


  여기서 애스트웰 부인이 이런 말을 한다. “항상 짖는 개는 사람을 물지 않는 법이죠.” 하긴 애견 카페에서 들었는데, 사람을 따라다니면서 짖는 개는 사실 사람을 무서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만히 참고 있다가 열 받아서 공격하는 놈이 제일 무서운 법이다.

 


  『플리머스 급행열차』는 장편 ‘푸른 열차의 죽음 The Mystery of the Blue Train, 1928’과 너무 흡사하다. 마치 이 단편에 여러 가지 살을 덧붙여서 장편으로 만든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출판된 연도가……흐음. 보석과 사랑이 절묘하게 결합된 이야기이다.

 


  『승전무도회 사건』은 사람의 시각이 얼마나 부적합한 증인인지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시각적 착각으로 완전 범죄를 꿈꾸던 범인이 나온다. 물론 포와로는 그런 것에 넘어가지 않는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애꿎은 커플을 죽인 범죄자에게 무척 화가 난 단편이었다.

 


  『마켓 베이징의 수수께끼』는 예전에 읽은 크리스티의 단편과 수법이 비슷했다. 뭔지 제목을 말하면 범인의 정체를 밝히면 범인의 정체가 금방 드러나니까 패스. 사소한 것 하나, 심지어 냄새 하나도 놓치지 않는 포와로가 무서워졌다.

 


  『르미서리어 가문의 상속』은 장남은 가문을 잇기 전에 죽어버리는 저주에 걸린 가문이 나온다. 그리고 그 저주대로 어린 소년의 목숨이 위협을 받는다. 진짜로 20세기에 저주가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재산을 노린 누군가의 범행인지, 포와로가 나선다.

 


  『콘월의 수수께끼』는 독살당하고 있다는 의혹을 가진 중년 부인이 의뢰를 해온다. 하지만 포와로가 수사를 시작하려고 도착하는 순간, 그녀는 이미 죽은 뒤였다. 그녀에게 매일 조금씩 독을 먹인 사람은 누구일까? 돈 때문에 냉혹하게 사람을 죽이는 진짜 나쁜 인간이 등장한다. 역시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클럽의 킹』은 살인 사건에 얽힌 아름다운 아가씨에 관한 이야기다. 진짜로 그녀가 사람을 죽인 것인지 아니면 그녀의 주장대로 다른 사람이 있었던 것인지. 포와로는 어느 나라 왕자의 의뢰로 사건에 뛰어든다. 여기서 유전에 대해 약간 언급이 나오는데, 좀 웃겼다. “그녀는 무의식중에 하는 행동 같은 것으로도 상류계급 출신인 것이 증명되고 있소.”라니. 아, 진짜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잠수함의 설계도』에서 영국 해군은 국가 기밀 서류를 잃어버린다. 저번에는 수상도 잃어버리더니! 나라 기강이 좀 엉망인 듯하다. 그러고 보니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도 국기 기말 서류를 도난당한 적이 있다. 이 나라, 상습적으로 서류를 잃어버린다. 유능한 탐정이 있다고 방심한 모양이다.


 

  여기서 문제는 이런 것이다. 고위 공직자의 스캔들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 과거야 어떻든 현재 그 사람이 잘 하고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 걸까? 그게 아니라면 과거의 일을 문제 삼아 잘하고 있는 사람을 쫓아내야 하는 걸까?

 


  크리스티나 포와로, 그리고 미스 마플은 유전의 힘을 믿고 있다. 그런데 과거는? 어쩐지 모순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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