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Rites of Spring (블러드 스프링) (2011)(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IFC Independent Film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원제 - Rites of Spring, 2011

  감독 - 패드레이그 레이놀즈

  출연 - 소니 마리넬리, 캐더린 랜돌프, 아네사 램지, AJ 보웬

 

 

 


 

 

  입춘 때마다 매년 5명의 여자가 실종되지만, 경찰은 그들의 흔적조차 찾지 못한다. 그리고 레이첼과 알리샤 역시 술집에서 집으로 가던 중에 정체불명의 괴한에게 납치당한다. 두 사람이 잡혀간 곳은 옥수수 밭이 넓게 펼쳐진 시골 농장. 그곳에서 알리샤는 목 잘려 살해당하고, 레이첼만 가까스로 그곳을 탈출한다. 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가 그녀의 뒤를 쫓는데…….

 

  한편 벤은 자신의 실수도 아닌 일로 실직 당하는데, 그에 앙심을 품고 애인과 동생 그리고 친구를 끌어들여 사장의 딸을 납치한다. 하지만 같이 일을 하기로 한 친구가 뒤통수를 치면서 돈을 가로채려고 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레이첼이 도망친 곳이 바로 벤 일당이 한참 돈 배분 문제로 싸우고 있는 폐건물이었다. 이제 그들은 레이첼을 쫓아온 괴생명체에게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 밭을 보면, 그곳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제물을 바쳐야 한다는 설정을 보면, 자연스레 스티븐 킹의 소설 '옥수수 밭의 아이들 Children of the Corn'이 떠오른다. 다른 점은 소설에서는 아이들이 등장하지만, 여기서는 할아버지가 나온다. 그거야 어찌되었건, 인간을 초월하는 능력을 가진 존재와 그것에 광적으로 열광하는 광신도가 등장하는 소재는 보는 사람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묘미가 있다. 특히 납치당한 사람이 여자라면, 그녀가 어떻게 광신도 무리에서 탈출하느냐가 제일 관건이다. 금발의 20대 초반인 미모의 여성이라면 뭐 게임 끝이다. 도망 다니다가 은근슬쩍 찢어지고 땀에 절어 착 달라붙는 의상이라면, 감사할 따름이다.

 

  거기다 납치범들이 내분을 일으켜서 싸우는 설정의 영화도 더러 있다. 제목은 생각 안 나지만, 납치한 아이를 죽이려는 사람과 보호하자는 사람이 다투는 장면을 본 기억이 난다. 거기에 아이를 잃은 부모가 복수하려는 영화도 흔하다. 이건 부모가 복수에 성공하거나 아이가 무사히 돌아와야 한다는 간절함을 느끼게 한다. 관객이 그런 절실함을 같이 느끼고 분노하게 만든다면, 영화는 성공적이라 할 것이다. 왜 사람들이 '테이큰 Taken, 2008'에 그리 열광했겠는가? 리암 니슨 때문에? 아니다. 악당을 쳐부수는 아버지의 모습에 감정이입을 한 것이다. 네가 어디 사는 누군지 모르지만, 목 씻고 기다려라. 아, 진짜 멋진 대사였다.

 

  이 영화는 이런 매력적인 두 가지 소재를 한꺼번에 써먹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보여준다. 하지만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과 달리, 이 영화는 시작은 작지 않았지만 끝은 더 작아진다. 끝이라고 생각도 못한 부분에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바람에, 무척 당황했다. 이게 뭐야? 설마 감독이 편집하다가 졸았나? 나중에야 실수를 깨달았지만, 디렉터스컷을 내놓을 만큼의 자본이나 여력이 없어서 그냥 이렇게 내버려둔 건가? 물론 이 영화처럼 결말을 마무리 지은 영화가 없는 건 아니다. '텍사스 살인마 The Texas Chainsaw Massacre. 1974'가 그나마 좀 비슷하게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비슷할 뿐, 느낌은 전혀 달랐다. 아, 그래서 그 영화는 시리즈가 만들어지면서 팬을 모았고, 이 영화는…….

 

  벤에게 레이첼은 만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레이첼이 저지른 실수 때문에 벤이 회사에서 실직 당했고, 레이첼이 벤이 있는 건물로 도망쳐왔기에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니까 말이다. 친하게 지내는 것은 아닌데, 근처에 있다는 것만으로 불운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물론 그래서 레이첼이 죄책감을 갖고 벤을 도와주러 오기는 하지만……. 아, 이 여자 진짜 보는 사람 속터지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간단히 말하면 엄청난 민폐녀다. 주인공이라서 봐주지만, 옆에 있으면 은근 짜증날 스타일.

 

  영화를 정의하자면, 회 떠먹으면 맛있는 생선을 그냥 끓여버린 느낌? 국거리로 좋은 일등급 한우를 돼지고기와 함께 갈아서 햄버그를 만들어버린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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