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筆仙 2,
Bunshinsaba 2 , 2013
감독 - 안병기
출연 - 박한별, 신지뢰, 장정정, 손소룡
송치엔은 미국에서 돌아온 친구 나나에게서 이상한 얘기를 듣는다. 예전에 자살한 대학 친구
샤오아이의 원혼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후 대학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 하나둘씩 기이한 사고를 당해서 죽어가고, 나나는 샤오아이의
저주라고 두려워한다.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가던 송치엔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는데…….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한국 영화인줄 알았다. 감독도 예전에 '분신사바'를 만들었던 사람이고, 한국
여배우 이름이 나온다. 그런데 다른 배우 이름이 낯설다. 검색을 해보니, 감독이 '분신사바'가 중국에서 히트를 치니 시리즈로 제작한 것 중에서
두 번째라고 한다. 호기심이 생겼다. 원래 '분신사바'에는 2편이 없었으니까,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궁금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예측하는 게 다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헐! 내가
신들린 건가? 공포 영화만 꾸준히 보았더니 이제 하산할 경지에 오른 건가? 내 자신에게 소름이 끼쳤다.
하지만……그건 내 착각이었다. 어느 한 장면을 보는 순간, '아!'하고 깨달았다. 난 이 영화를
예전에 본 적이 있어! 저 장면, 오싹해서 기억하고 있지! 그 때는 한국 배우들이 나왔었어! 그래, 저 장면에서 귀신을 하지원이 맡았었지.
뭐였더라? 뭐였지? 기억을 더듬어보니, 바로 영화 '가위 Nightmare , 2000'였다. 그러니까 감독이 자신이 예전에 만든 영화를
중국에서 리메이크한 것이다.
원작 영화를 예전에 봐서 자세한 사항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인상적인 몇 장면은 아직 기억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이건 똑같네, 이런 장면이 있었나?' 이런 생각을 계속 했다. 그 덕분에 영화에 그리 집중하지를 못했다. 예전 영화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야 했기 때문이다.
'가위'까지 본 이후에 이 감상문을 쓰는데, 몇 가지는 달랐다. 제목을 의식해서인지, 중간에
분신사바를 하는 장면이 들어있었다. 참 잘도 끼워 맞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장면에서 분신사바는 뜬금없는 끼워 넣기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원작을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그럭저럭 괜찮다고 할 수도 있는 영화였다. 그리고 원작을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무척이나 심심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