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파티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6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임경자 옮김 / 해문출판사 / 1998년 11월
평점 :
품절



  원제 - Hallowe'en Party, 1969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한 소녀가 말한다. “난 어릴 적에 살인 현장을 목격했어. 그 때는 살인이라는 걸 몰랐는데, 커서 생각해보니까 살인이었어.” 하지만 아무도 소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 초대 손님인 유명 추리 작가 올리버 부인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허풍을 떤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파티가 끝나갈 무렵, 소녀가 시체로 발견된다. 올리버 부인은 왜 자기가 가는 곳마다 살인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며, 포와로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포와로는 마침 은퇴 후 그 마을 근처에서 살고 있는 스펜스 총경과 함께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확실히 올리버 부인은 일본 만화 코난이나 김전일의 여자 버전 같다. 포와로도 만만치 않지만, 그녀 역시 파티를 연다거나 초대받아 가면 꼭 사건이 일어난다. 그러면 포와로를 찾아와 하소연을 한다. 왜 자신이 핀란드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데 그 나라 출신의 탐정을 창조했는지 모르겠다며, 여성의 육감을 운운하며 포와로에게 사건을 해결해달라고 한다. 그러면 그는 어쩔 수 없다고 고개를 저으며 수락하고 말이다.

 

  포와로는 살해당한 아이가 어떤 성격이었는지, 그 아이가 목격했을만한 살인 사건이 무엇인지 탐문을 벌인다. 그리고 그것을 중심으로 과거의 살인뿐만 아니라, 현재의 살인까지 동시에 해결한다. 피해자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아야 왜 사건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다는 그의 신조를 잘 알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결말 부분은 왜 그런지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그 아이는 제물이 되길 자처했을까? 친구가 자기 때문에 죽어서? 그러면 그는 왜 그 아이를 제물로 바치려고 했을까? 설마 자신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착각을 했던 걸까? 급빙의인가? 아니면 제대로 미친 걸지도 모르겠다. 이상한 신흥 종교를 믿는 것도 아니고……. 하여간 마지막 제단 부분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포와로가 그의 신념이라든지 그가 추구했던 목표에 대해 얘기해주지만, 음. 잘 모르겠다.

 

  한 가지 알 수 있는 건, 그의 말솜씨가 참으로 탁월하다는 것이었다. 어린 여자아이 입에서 스스로 죽여 달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다니……. 특히 네가 죽고 다른 사람이 살게 된다는 대사에서는 ‘그만 좀 해 이 미친놈아!’라는 욕이 절로 튀어나왔다. 그 말에 넘어갈 정도로 아이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겠지만, 그걸 파악하고 교묘히 이용한 놈의 악의는 극에 달할 정도였다. 아니 왜 살인자들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그리도 우습게 여기는 걸까? 하긴 우습게 여기니까 살인을 저지르는 거겠지. 자기 생명만큼 다른 사람의 목숨을 생각했다면, 범죄율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어린 아이들의 희생이 많았다. 그래서 무척 마음이 아팠다. 물론 꼬꼬마 초딩들이 개념 없이 돈을 내놓으라고 한다거나 으스대고 싶어서 마구 말을 한 건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목숨을 잃는다는 건……. 나이가 많건 적건 말조심하라는 크리스티의 경고이자 교훈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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