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피아노
에우헤니오 미라 감독, 엘리야 우드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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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Grand Piano , 2013

  감독 - 유헤니오 미라

  출연 - 일라이저 우드, 존 쿠색, 케리 비쉐, 탬신 에거튼

 

 

 

 

 

  ‘일라이저 우드’라는 본명보다‘ 프로도’라는 이름이 더 알려진 배우가 나오는 스릴러 영화이다.

 

  천재 피아니스트인 톰은 한동안 음악계를 떠나 있었다. 과거 공연에서 사고가 있은 후, 연주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하지만 5년 만에 화려하게 재기 공연을 갖게 되는데, 그를 기다리는 것은 관객만이 아니었다. 공연 준비를 하는 그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자기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관객석에 있는 부인을 죽여 버리겠다는 내용이었다. 협박범이 원하는 것은 바로 톰이 ‘라 신케트’를 연주하는 것이었다. 이 세상에서 그것을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은 작곡자이자 톰의 스승밖에 없다는 소문이 파다한, 전설적인 명곡이었다. 왜 협박범은 그 곡을 연주하라고 하는 것일까? 톰은 부인과 자신의 목숨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스릴러 장르이지만, 보면서 좀 어이없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했다.

 

  피아노를 조금 배우다 말았기에 오래 배운 사람은 다들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수많은 관객을 앞에 두고 연주하면서 다른 짓을 할 수 있을까? 설마 주인공 버프에 천재라는 설정 때문에 가능한 걸까? 5년 전 공연에서 한 실수 때문에 공연 공포증에 걸렸던 남자가, 재기하는 무대에서 연주하다가 문자도 보내고 통화도 하는 게 가능할까? 음, 혹시 부인에 대한 사랑과 살아야겠다는 일념이 그런 행동을 가능하게 한 걸까? 위기의 순간에서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간혹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협박범. 전화로 주인공에게 명령을 내릴 때는 무척 음산하고 위협적이었는데, 모습을 드러낸 다음에는……. 무척 실망이었다. 그 역할을 맡은 배우 역시 꽤 알려진 사람이었는데, 그 이름에 비하면 좀 시시했다.

 

  무엇보다 왜 굳이 그 곡을 연주하라고 시켰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연주곡을 완벽하게 연주하면 튀어나오는 열쇠를 찾기 위해서라는데, 그냥 피아노를 부수는 게 더 빠르지 않았을까? 마구잡이로 깨부수는 게 아니라, 차근차근 분해하다보면 열쇠 하나 찾는 건 별로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사람을 여럿 죽이면서 위험을 감수하느니 그게 더 쉬웠을 것 같다. 그게 아니면 톰을 납치하는 게 더 빠르지 않았나?

 

  그래서 극이 흘러가는 분위기나 상황 설정이 어딘지 모르게 억지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연주자가 딴 짓을 한다는 것부터 이상하더니만, 범인의 동기도 어색하고, 중간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 죽어나가는 사람들도 어쩐지 심각하다기보다는 웃기기만 했다.

 

  그나마 괜찮았던 것은 프로도, 아니 일라이저 우드의 병약하면서 신경질적인 표정과 눈매였다. 무대 공포증이 있고, 협박을 받고 갈팡질팡하는 사람의 심리가 잘 와 닿았다. 어떻게 보면, 혼자 심각하게 상황을 이끌어 가는 것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그를 둘러싼 분위기가 조금만 더 심각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안타깝다.

 

  그나저나 프로도, 아니 일라이저 우드 이 배우는 스릴러 영화에 출연은 자주 하는데, 어떻게 다 별로인지. 저번에 본 ‘매니악 : 슬픈 살인의 기록 Maniac, 2012’도 그저 그랬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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