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시리얼 맘
존 워터스 감독, 캐슬린 터너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원제 - Serial Mom, 1994

  감독 - 존 워터스

  출연 - 캐서린 터너, 샘 워터스톤, 리키 레이크, 매튜 릴라드

 

 

 

 

  너무도 평화로운 미국의 한 가정. 가족을 위해 아침을 준비하고 식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에 너무도 흐뭇해하는 엄마가 있다. 개구지고 불량스러워 보이지만 순진할 것 같은 아들과 엄마를 닮지 않은 외모가 불만인 딸 그리고 치과의사인 자상한 남편을 둔 베벌리.

 

  하지만 가족이나 마을 사람 그 누구도 모르는 비밀이 있었다. 마을에 은밀히 떠돌고 있는 음란 전화와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바로 그녀였던 것이다. 겉으로는 누가 그 불쌍한 여인을 괴롭히냐며 다정하게 굴지만, 속으로는 온갖 추잡한 욕설을 퍼부으며 나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너무 지나쳐서 급기야는 사람을 차로 밀어버리기까지 한다. 이유는 다양하다. 마트 주차장에서 자기가 찍어놓은 주차장을 가로챘다거나, 아들에 대해 안 좋은 얘기를 했다거나, 아니면 딸을 바람맞히고 양다리를 걸쳤다던가, 남편을 괴롭히는 환자였다거나……. 이제 그녀의 살인 행각은 속도를 더해가고 수위는 점점 더 높아만 간다.

 

  영화는 그녀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또는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어떻게 사람들을 죽이는지 보여준다. 물론 그녀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도 부주의하게 많은 증거와 증인을 남겨둔다. 그 때문에 경찰의 추적을 받게 되는데…….

 

  재미있는 건, 베벌리의 또 다른 취미가 연쇄 살인범과 러브 레터를 주고받는 것이었다. 남편이 찾아낸 것에 의하면, 테드 번디와는 음성이 녹음된 테이프를 교환하고, 스펙과는 편지를 나누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외모가 괜찮으면 연쇄 살인범이라도 상관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풍조는 그녀가 체포되어 재판을 받을 때도 나타난다. 재판 과정은 그야말로 말장난의 극치였고, 쇼의 절정이었다. 과연 저런 재판으로 범법자를 처벌할 수 있을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살인을 게임이나 영화에 나오는 것으로만 받아들이는 젊은 세대들, 범죄자여도 외모가 괜찮으면 상관없어하는 사람들, 살인마를 스타 취급하는 사회 풍조 그리고 말 잘하고 외모가 번드르르한 백인이면 동정표를 주는 배심원제의 모순까지, 영화는 이것저것 다 비판하고 있다.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너무도 자상한 엄마의 모습을 통해서 말이다.

 

  어느 엄마가 아들 친구의 차에 식칼을 꽂으면서 ‘안전벨트 착용해야지!’라고 하겠는가? 게다가 어느 클럽이 연쇄 살인마 엄마라고 그냥 들여보내줄까? 경찰에 신고도 안하고 말이다.

 

  아마 지금 만들어졌으면, ‘연쇄 살인마 엄마 출현!’, ‘와, 대박! 연쇄 살인마 엄마 또 사람 죽임! 쩔어!’ 등등으로 트위터를 비롯해 페이스북에 실시간 생중계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살인을 저지르는 그녀의 뒤로 브이자를 그리면서 인증샷을 찍어 올릴지도? 아, 생각해보니 요즘은 가능할 것 같다. ‘좋아요’와 추천수 그리고 리트윗수에 목숨 거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으니 말이다.

 

  어쩌면 이 영화의 주인공 같은 사람이 등장하는 건, 이 사회에서는 시간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미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단지 우리가 알려고 하지 않아서 모르는 것뿐일지도…….

 

  이 영화의 가장 압권은 뭐니 뭐니 해도 재판 장면이다. 영화 ‘원초적 본능 Basic Instinct, 1992’에서 샤론 스톤의 다리 꼬는 장면을 능가하는 뭔가가 나온다. 아, 그 부분을 보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아주 예전에 ‘로맨싱 스톤 Romancing the Stone, 1984’이라는 영화를 텔레비전에서 본 기억이 있다. 재미있어서 비디오로 또 빌려봤는데, 거기서 아주 섹시한 여주인공으로 나왔던 캐서린 터너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확인시켜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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