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원 리브스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 루크 에반스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원제 - No One Lives , 2012

  감독 - 기타무라 류헤이

  출연 - 루크 에반스, 아델라이드 클레멘스, 데릭 맥야, 뷰 크냅

 

 

 

  한 커플이 자동차로 어딘지 가고 있다. 그런데 하룻밤 묵기 위해 들른 마을에서, 동네 양아치와 시비가 붙는다. 다행히 녀석의 우두머리가 나서서 수습이 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놈이 속한 강도 무리가 커플을 공격한 것이다. 놈들은 차는 본거지로 보내고, 두 남녀는 지하실에 묶어둔다. 그런데 패거리의 한 명이 칼로 위협하는 순간, 여자가 스스로 목숨을 던진다. 그녀가 숨을 거두는 순간, 남자는 분노하여 놈을 죽여 버린다.

 

  초반에는 장거리 이동을 하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강도 살인마 무리에게 잡힌 남자의 처절한 복수극으로 생각했다. 영문도 모르고 시비가 붙어 납치당하고, 여자가 죽어버리는 부분까지는 그랬다. 이제 남자가 피눈물을 흘리면서 놈들에게 되갚아주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다른 비슷한 설정을 가진 영화들을 떠올렸다. 설마 그런 작품들처럼 전형적으로 흘러가는 건 아니겠지?

 

  그런데 자동차를 뒤지던 무리 중의 하나가 상자 속에서 밖을 내다보는 사람과 눈이 마주친 순간 모든 것은 바뀌었다. 그 사람은 바로 몇 달 전에 있었던 대학생 학살 사건에서 유일하게 실종된 엠마라는 소녀였다. 왜 그녀가 자동차 트렁크 안의 상자에 묶여있는 걸까? 정신을 차린 엠마는 놈이 돌아오면 모두 죽을 것이라며, 도망쳐야한다고 말한다. 무슨 영문인지 그들이 알아차리기도 전에, 남자의 복수가 시작된다.

 

  다른 영화들과 달리, 남자는 선량하게 살다가 억울하게 기습을 당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동네 양아치 강도 무리가 커플을 납치해 돈을 빼앗으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상대방이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였다는 얘기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강도 무리의 행동이 정당화되는 건 아니다.

 

  영화는 나쁜 놈과 나쁜 놈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알아보는 내용이었다. 아마 더 잔인하게 죽이는 놈이 이길 것이다. 차원이 다른 잔혹함과 끔찍함에 상대방은 정신을 못 차릴 테니 말이다. 그건 더 미친 쪽이 살아남는다는 것과 비슷한 뜻이다. 확실히 강도 무리보다 남자가 더 제정신이 아니었다. 문제는 이놈은 자기가 사이코패스라는 걸 잘 알았고, 그것을 확실히 이용했다. 자기에게는 별로 충격적이지 않지만, 남들에게는 어떻게 보일지 파악하고 그대로 행동했다. 예를 들면 산 채로 ㅂ……아, 여기까지. 적으려고 생각하니 너무 잔인한 내용이 될 것 같다. 하여간 놈은 그런 식으로 강도 무리들을 하나둘씩 처리해간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자기 얼굴을 본 다른 놈들은 다 죽이면서, 엠마는 살려두는 걸까? 그 의문은 결말 부분에서 풀린다. 병원으로 실려 오는 그녀를 스쳐지나가면서 놈은 슬쩍 그녀의 팔을 만지고 지나간다. 그 부분에서 어쩐지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렉터 박사가 스탈링과 스치듯이 손가락을 만지는 장면이 연상되었다. 그것은 두 사람이 교감했다는 뜻이고, 렉터 박사가 그녀를 인정했다는 의미였다. 그렇다면 이번 작품에서 놈은 엠마를 인정했고 동질감을 느꼈다는 행동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영화 중간 중간에 엠마의 기억과 환상에서 놈이 그녀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쳐주는 장면이 나온다. 놈은 그녀를 자신의 후계 내지는 공범으로 만들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2편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걸까? 본격적으로 놈의 후계로 활동하는 엠마라든지, 새로운 단계의 수련을 시키려는 놈과 엠마를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그녀는 포기하고 새로운 사람을 잡아다가 훈련을 시킬지도 모르고.

 

  감독의 이름이 낯익다.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The Midnight Meat Train, 2008'을 만든 그 사람이다. 너무도 환상적이었던 원작 소설을 그냥 영상미가 뛰어난 살인극으로 바꿨던 바로 그 인물이다. 그래도 이번 영화는 저번보다 이야기의 진행에 좀 더 신경 쓴 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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