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의 사건수첩 3 - 궁 넘고 담 넘는 추리활극
허윤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작가 - 허윤미

 

 

 

  지난 2권과 이어지는 '도화원 살인사건'과 외전인 '망우대 忘憂臺'가 수록되어있다.

 

  도화원 수장고에서 두 남녀가 죽은 채로 발견된다. 조선시대에는 도화원이라는 기관이 있다. 그곳에 많은 화원들이 있지만, 임금을 직접 만나 용안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은 수종화사뿐이다. 그런데 그 수종화사와 무수리 하나가 손을 잡고 죽은 것이다. 처음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자살했다고 여겼지만,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검시를 한 결과 살해당했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러다 수종화사가 이미 어용화를 완성하였으며, 그것이 궁 밖으로 밀반출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예전에는 임금의 얼굴을 함부로 볼 수 없었다. 사극을 보면, 임금이나 높은 관리가 지나가면 일반 평민 모두가 다 허리를 굽히는 장면이 나온다. 그 때문에 예종이 변복을 하고 저잣거리를 돌아다녀도 아무도 그가 임금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초상화가 빼돌려졌다는 건, 누군가 그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은 즉, 그의 얼굴을 알고 싶어 하는 무리가 있고 그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죽어나갔다는 말이다.

 

  왜 임금의 얼굴을 알고 싶은 걸까? 좋아하는 그룹의 사진을 간직하는 심정으로? 그건 아니다. 그런 거면 사람들을 죽일 이유가 없다. 결국 가장 확률이 높은 가능성은 한가지다. 궁 밖의 누군가에게 예종을 죽이라는 암살을 의뢰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물론 의뢰자는 그가 바깥으로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궁 안의 누군가일 것이다. 사실 예종의 운명을 알고 있으면,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 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안타깝기만 하다.

 

  이번 편에서는 '신주무원록 新註無寃錄'이라는 책에 대해 알게 되었다. 현대 과학 수사대만큼은 아니지만, 그 당시에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죽은 이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조상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사망 원인도 한 가지가 아닌, 서너 가지 방법을 사용하여 티끌만한 오류라도 잡아내겠다는 공명정대함도 느낄 수 있었다. 조상님들은 대단하셨다!

 

  외전은 예종이 세자 시절, 중국에서 수입하는 회회청을 대체하기 위해 국내산 토청 개발에 개입했다는 가설로 시작한다. 그러다 시험 삼아 만든 찻잔이 실수로 다른 물건들과 섞여 규방경매에 나오게 된다. 여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 경매장에 들어가려다 쫓겨난 세자 예종. 그 때부터 궁 밖을 자유자재로 들락날락했나보다. 그는 우연히 사가에 들렀다오는 현 안순왕후, 그 당시는 소훈이라는 직책을 받은 후궁을 만난다. 그녀의 도움으로 경매장을 들어가는데…….

 

  여기서도 안순왕후의 놀라운 임기응변과 재치를 엿볼 수 있었다. 1권에서 잠깐 등장했을 때도 존재감이 장난이 아니었는데, 이번 외전에서 확실히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나저나 두 어린 부부의 달달함은 그야말로 초콜릿을 한 주먹 먹은 느낌이다.

 

  인상 깊은 부분은 윤사관이 동생을 돌보는 광경을 본 예종이 스무 살에 요절한 자신의 형 의경세자를 떠올리는 장면이었다. "짐도 이쁨받는 아우였느니!"라는 대사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귀엽기도 하고 어쩐지 불쌍했다. 임금이란 자리가 마냥 좋은 건 아닐 것이다.

 

  이번 3권은 예종의 운명에 대한 암시가 살짝 드러나는 편이었다. 외전에서 나온 안순왕후와의 닭살돋는 연애질과 대비되면서,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다.

 

 

 

  후기 만화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뭐라? 짐의 재위기간이 짧기로서니 꼴랑 4권?"그렇다. 다음 권이 이 시리즈의 마지막이다.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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