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도 맛이 있었어요 풀꽃 시리즈 2
이상권 지음, 김미정 그림 / 현암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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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이상권

  그림 - 김미정

 

 

 

 

  베트남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를 둔 초등학생 동현. 집 주변에 산이 있는데, 동현은 동생 동수와 동네 누나 형들 그리고 아빠엄마와 종종 산에 올라간다. 그곳에서 비밀 기지인 동굴도 파고, 아빠나 동네 어른에게서 알지 못했던 풀에 대해 배운다. 특히 동현의 엄마는 '풀 박사'라고 불릴 정도로 풀과 꽃에 대해 관심이 많다. 처음 보는 풀이나 꽃을 발견하면 공책에 적어두고, 먹을 수 있다고 하면 그것을 이용해서 요리도 만들어낸다. 이 책은 동현과 그 가족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우리가 잊고 있거나 아예 몰랐던 한국의 야생풀과 꽃에 대한 동화이다.

 

  우선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서울에서 벗어나본 적이 없다는 변명을 하고 싶다. 물론 다른 지역으로 놀러가 본 적은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도심에서 맛집을 다니고 놀이시설을 구경하는 게 다였다고 말하고 싶다. 또한 벌레를 극도로 싫어해서, 도심에 있는 공원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밝혀두겠다. 게다가 선인장도 말려 죽이는 신기한 능력 때문에, 초등학생 이후 식물을 집에서 기르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옥상에서 어머니가 이것저것 기르시지만, 열매 따먹는 것에만 흥미를 가질 뿐이다. 이렇게 주절주절 떠드는 이유는, 바로 그렇기에 이 책에 나오는 식물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 사실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부끄럽지만 찔레꽃은 옛날 가요 제목으로나 접해봤고, 진달래와 철쭉은 봄에 피는 붉은 꽃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 칡은 소설에서 등장인물이 산에서 먹는 걸로만 접해봤다. 유채는 사진으로만 봤고, 띠풀이나 수영, 싱아 같은 식물은 이 책에서 처음 봤다. 까치수염이나 괭이밥은 이름은 몰랐지만, 사진을 보니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다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샐러드나 부침개 같은 것은 물론이고 그냥 따서 입에 넣어도 된다고? 화전이라는 걸 요리책에서 본 적이 있지만, 그 외에 다른 풀들도 식용이 가능하다니 신기할 뿐이었다.



 

  막내 조카 역시 나와 비슷한 마음이었나 보다. 할머니 방에서 책을 읽다가 쪼르르 달려와서 온갖 질문을 해댄다. 이런 꽃이 진짜 있냐는 질문에서부터 고모는 이런 꽃을 봤는지, 고모는 알고 있었는지, 먹어봤는지, 그리고 진짜 맛있을까? 등등.

 

  혹시 책을 들고 당장 동네에 있는 낮은 산에 가자고 할까 걱정도 되었다. 이 더위에 나가는 건 무척 귀찮으니까. 하지만 이어 나온 말은 역시 내 조카다웠다.

 

  "고모, 벌레나 먼지가 붙어있을 텐데 그냥 먹어도 되는 걸까?"

  "씻어 먹어야지. 그런데 요즘은 산에 물이 없을 텐데. 계곡 물이 있어도 더러울 거 같아. 그렇지?"

  "맞아. 서울에서는 이런 거 있어도 막 먹으면 안 될 거야."

  "서울에는 있지도 않을 걸?"

 

  그래서 결론은 이거였다. 여름 방학 때 시골로 놀러가자. 가서 찾아보자. 평생을 도시에서 자란 나와 조카에게 시골로 가보자는 생각을 하게 하다니, 이 책 대단하다.

 

  하지만 먹어보는 건 좀 생각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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