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하우스 다운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 제이미 폭스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원제 - White House Down, 2013

  감독 - 롤랜드 에머리히

  출연 - 채닝 테이텀, 제이미 폭스, 매기 질렌할, 제임스 우즈

 

 

 

 

  제목이 솔직하게 모든 것을 말해준다. 그렇다. 미국 백악관이 무너지는 내용이다. 하지만 한국처럼 부실공사 때문이 아니고, 공격을 받아서 그렇게 된다.

 

  영화는 꽤나 개성이 강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우선 대통령 경호원에 지원했지만 과거의 불성실한 행동에 퇴짜를 맞은 딸 바보 주인공 존. 화장실에 간 딸을 찾으러갔다가 엉겁결에 테러범의 표적이 된 대통령을 보호하게 된다. 그래도 그의 목표는 딸 구출. 백악관과 대통령에 관해서라면 모르는 것이 없는, 정치적인 감각도 있는 그의 어린 딸 에밀리. 특히 그녀는 인질로 잡힌 상황에서도 몰래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테러범들의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해, 상황 파악에 큰 도움을 준다. 유머감각이 있고 꽤나 보좌관들과 친근하게 지내는 대통령. 중동 국가들과 평화 협정을 맺으려 한다. 하지만 그의 정책은 중동 지역의 전투에서 가족을 잃은 사람들과 무기를 팔아먹으려는 군수업체들의 반발을 산다. 이번 백악관 테러 역시 그런 상황과 맞물려있다. 그리고 테러를 지휘하는, 조국을 배신해야하는 갈등과 가족을 잃은 아픔을 적절하게 드러내는 한 남자.

 

  두 시간 동안 백악관의 여러 건물들이 펑펑 터진다. 중앙, 이스트 윙, 웨스트 윙, 농구대, 외벽, 수영장 등등. 멀쩡한 건물을 찾는 게 더 빠르겠다. 오죽했으면 ‘참 꼼꼼하게도 부순다. 감독이 백악관에 감정이 있나봐’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게다가 도망 다니면서도 쉴 새 없이 떠드는 대통령과 주인공덕분에 심심할 틈이 없다. 어떨 때는 너무 장난스럽게 대화를 해서, 이 사람들이 지금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알고 있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혹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일부러 감독이 의도한 것이라면 음……. 대통령이 자기 발목을 잡는 테러범에게 내 한정판 조던 신발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 게 웃기다고 생각하는 걸까? 하긴 주인공은 진지진지 열매를 먹은 사람인 것 같으니, 누구 한 사람은 개그감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게 테러범들의 목표가 된 대통령이라니……. 모든 각료들은 그를 구출하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가족들은 그의 생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울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는 농담 따먹기나 하고 있으면…….

 

  감독의 전작 중에 ‘인디펜던스 데이 Independence Day, 1996’가 있다. 거기서 대통령이 감동적인 연설을 하고 비행기를 몰고 UFO를 공격한다. 이 영화에서는 대통령이 총을 쏜다. 그것도 그냥 총이 아니라, 손에 들고 쏘는 로켓이다. 군미필이라는 설정답게 쏘고 나서 차에서 떨어뜨리긴 하지만, 테러범에게 반격을 가하긴 한다. 그런데 군미필이라면서 어떻게 로켓을 조립했는지는 의문이다.

 

  영화는 여러 가지를 비판하고 있다. 특종을 위해서라면 취재원을 보호하지 않는 언론,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목숨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집단, 적의 적은 동지가 되는 냉혹한 현실 등등.

 

  특히 인상적인 것은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다면서 설치한 수많은 미사일과 핵폭탄이 역으로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상황이었다. 컴퓨터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미친 천재 하나가 해킹에 성공하면 그 많은 미사일들을 눈뜨고 빼앗기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준다.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런 것을 애초에 만들지 않는 게 더 낫다는 걸 알려주려는 것 같다.

 

  그나저나 거의 마지막 장면에 백악관 공습을 하려는 전투기들에게 공격을 중지하라고 깃발을 흔드는 에밀리의 모습은 어쩐지 낯이 익다. 그렇가.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 ‘더 록 The Rock, 1996’과 비슷하다. 거기서는 섬을 폭파하려는 전투기들에게 상황이 끝났다고 니콜라스 케이지가 깃발이 아닌 연막탄을 터트렸지만 말이다.

 

  참고로 에밀리로 나온 소녀는 영화 ‘컨저링 The Conjuring,2013’에서 공포에 가득찬 표정으로 비명을 질러댔던 꼬마였다. 거기서는 보이시한 모습이었는데, 여기서는 꼬마 숙녀의 면모를 보여준다.

 

    컨저링에서의 이 꼬맹이가 에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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