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어디로 갔지? 두레아이들 교양서 7
베른트 M. 베이어 지음, 유혜자 옮김 / 두레아이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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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Der verschwundene Wald (1983년)

  작가 - 베른트 M. 베이어

 

 

 

 

  독일의 유명한 환경 교육 책이라고 한다. 첫 출간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독일 학교에서는 토론 교재로 이 책을 읽힌다고 한다.

 

  『숲은 어디로 갔지?』,『인내심 많은 돌』,『고물 자동차들의 탈출』,『초콜릿 토끼 인형들의 꿈』,『바람에 날아간 장군의 모자』,『고슴도치는 왜 가시가 생겼을까?』,『강아지, 고양이와 결혼하다』,『하얀 까마귀』,『참새가 더 나은 세상을 알게 된 이야기』와 같은 총 아홉 편의 짧은 이야기들이 수록되어있다. 이야기들의 결말은 어떤 것은 나름 행복하기도 하고, 또 다른 것은 어딘지 모르게 뒷이야기가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니까 열린 결말?

 

  아, 그래서 토론에 적합한 걸지도 모르겠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후 사건의 진행이 어떤 방식으로 될 지, 앞으로 어떤 대책을 세워야하는지 그리고 느낀 것은 무엇인지 다양한 의견이 나올 것 같다. 그렇다고 집에서 아이한테 대답을 강요하는 건 별로 좋지 않을 것이다. 입 밖으로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가 아무 생각도 안 하는 건 아니니까.

 

  첫 번째 이야기 『숲은 어디로 갔지?』에서는 개발을 피해 스스로 마을을 버린 숲이라는 발상이 신선했다. 흔히 자연 보호하면 나무만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이야기에서는 숲의 이사를 통해서 나무뿐만이 아니라 많은 구성원들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풀과 들꽃, 크고 작은 나무들, 여러 곤충들, 새, 여러 동물들 그리고 심지어 지렁이까지! 그들이 힘을 합쳐 강을 건너 이동하는 장면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장관이었다. 인간의 개발욕심을 위해 그 많은 생명체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생각하게 한다. 개발이 시작된 후, 한쪽 구석에서 울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인내심 많은 돌』과 『고물 자동차들의 탈출』는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다. 갑자기 날아와 자신을 덮어버린 비닐봉지 때문에 돌은 더 이상 햇빛을 볼 수 없었고, 그 밑에 있던 작은 식물들은 시들시들해지더니 급기야 죽어버렸다. 하지만 비닐봉지는 아무런 변화 없이 그 자리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아직도 쓸 만한 부품들이 많지만 단 한군데가 고장 났다는 이유로, 새 것을 좋아하는 인간의 습성 때문에 폐차장에 온 자동차들은 자신들이 압축기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에 항의를 하기로 다짐한다. 대충 만들어서 팔아먹을 생각만 하지 말고, 제대로 오래 쓸 수 있는 차를 만들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이 두 이야기는 읽으면서 무척이나 부끄러웠다. 비닐봉지와 자동차에 해당하는 게 아니었다. 한 번 쓰고 버리면 인간에게는 끝이지만, 다른 생명체들에게는 골칫거리가 되는 썩지 않은 수많은 플라스틱 제품들과 단지 유행이 지났다거나 신상이 나왔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가전제품들. 아, 인간은 자기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주변 생명체들에게도 참 몹쓸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아지, 고양이와 결혼하다』 역시 무척이나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 이야기였다. 이웃에 살면서 친하게 지내던 강아지와 고양이. 그들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혀 다른 두 종의 결합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애완용으로 자란 개와 고양이들은 절대로 허락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인간의 힘을 빌어서라도 둘의 사이를 갈라놓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저자는 떠돌이개의 입을 빌어, 개와 고양이 원래의 색을 잃어버리고 인간의 손에서 자란 동물들에 대해, 그들을 그렇게 만든 인간에 대해 비판한다. 인간의 향수 냄새를 풍기고, 서로 도우며 살았던 예전과 달리 인간의 손에서 자라 자기들을 인간으로 알고 다른 동물을 배척하는 종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하긴 요즘 보면 애완동물들에게 성대 수술이나 중성화 수술은 기본이다. 자신의 외로움 때문에 동물들을 하루 종일 집에 가둬두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그러다가 커지면 귀찮다고 길에다 버리기나 하고……. 사람이 사람을 납치감금하거나 나이든 가족을 길에다 버리면 중죄가 된다. 그러면 애완동물을 집에다 가둬두는 건? 집에서 못 키울 정도로 컸다고 고속도로에다가 버리는 건? 아, 갑자기 이런 상상을 해보았다. 인간이 진화를 한 것이 아니라, 개나 고양이가 진화를 했다면? 그들이 외롭다고 인간 아가를 하나 입양해서는 성대를 끊어놓고 고추를 떼버린 다음 방에만 가뒀다가, 마의 16세를 넘겨서 못 생겨졌거나 너무 커졌다고 길에 버린다면?

 

  진짜 인간은 반성해야한다. 자기들이 얼마나 이기적이며 탐욕스럽고 몰상식한지 깨닫고 반성해야한다. 그게 이 땅에서 평화롭게 살아남는 길일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은 1983년도에 독일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에 번역되었으며, 이 글을 읽고 나서 이주일 이내에 책을 읽지 않거나 읽고도 다른 이에게 추천을 하지 않으면…….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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