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 정규 8집 8
이소라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이소라씨의 노래를 들은 게 언제부터였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독특한 목소리에 상당히 시적이면서 우울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는 인상을 갖고 있었다. 그런 느낌이 절정에 달한 것은 모 방송국의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였다. 보아의 댄스 음악을 저렇게 바꿀 수 있다니! 음울함 그 자체였다.

 

  그리고 이번 앨범. 까만색 표지를 보는 순간, '앨범 전체가 다 음울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몇몇 노래의 멜로디는 어딘지 모르게 하드 록 내지는 메탈의 분위기가 돌았다. 거기에 이소라씨의 독특한 목소리가 겹쳐지니 묘한 느낌의 곡들이 줄줄이 흘러나왔다.

 

  뭐라고 해야 할까, 맺힌 응어리를 토해낸다고 하면 좋을까? 억눌렸던 절규를 마구 분출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격하게 고음을 내지르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도 아니었다.

 

  거기다 앨범 전곡을 들어보면 어떤 흐름이 느껴졌다. 첫 곡 '나 focus'에서 이제 노래가 시작된다는 것을 알리듯이 약간은 느릿한듯하면서도 서서히 고조되는 분위기를 준다. 그리고 '좀 멈춰라 사랑아'에서 '쳐'로 이어지면서는 드럼과 기타의 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듣는 이의 심장을 뛰게 했다. 그 흐름은 '흘러 All Through The Night', '넌 날'로 이어진다. 그러다 숨을 고르라는 듯이 '너는 나의'에서는 첫 곡의 흐름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난 별'과 '운 듯'은 아주 차분하게 마무리한다.

 

  가사와 같이 들어보면,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과정과 비슷하게 맞아떨어진다는 걸 알 수 있다. 첫 곡에서는 떠나가는 그 사람에게 매달린다. '이제 더 잘하는 그런 애가 내나 될게'라는 가사처럼, 애원하듯이 노래가 흐른다. 하지만 그 사람은 떠나가고 남은 자는 잊기 위해 온갖 것에 신경을 쓰고 바쁘게 살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그마저 여의치 않으면, 소리를 질러보기도 한다. '좀 멈춰라 사랑아 한 적도 없이 난 없이 너를 보내버리고 날 반하게 한 네게 이런 노래라도 남기고 싶어'에 이어 'I'm free. Just wanna have you next to me'라고 소리 지른다. 그러다 결국 이별을 받아들이고 모든 것은 잠잠해진다. '너는 내 온 맘을 가져가 처음부터 잊혀지네.'라는 가사처럼 말이다.

 

  노래의 배치가 참으로 절묘하다는 인상이 들었다. 흐름이 있는 것이,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듣는 느낌이었다. 그냥 한 곡만 따로 떼어내 듣는 것보다, 앨범을 통째로 듣는 매력이 있었다. 아, 이 음반의 작사는 다 이소라씨가 맡아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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