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아이유 (IU)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언제부턴지 모르지만 음반을 구입하게 되면 컴필레이션 앨범에 주로 손이 간다. 아무래도 앨범 하나에 들어있는 노래 중에 타이틀곡을 포함한 한두 곡만 들을 만하다거나, 싱글 앨범이 많이 나와서 그런 것은 그냥 음원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한 두곡 음원을 구입하는 게 아닌, 앨범으로 사도 아깝지 않은 가수들이 있긴 하다.

 

  아이유의 지난 앨범인 'Last Fantasy'나 'Modern Times'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기에, 이번에 낸다는 리메이크 앨범도 관심을 갖고 있었다. 요즘 미모에 물이 올랐는지 앨범 표지도 산뜻하니 예쁜 것이, '꽃갈피'라는 제목과 잘 어울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앨범은 나를 들었다 놨다 했다. 어떤 노래는 왜 이 곡을 이렇게 불러서 원곡의 감흥을 망쳤을까하는 아쉬움도 들었고, 다른 노래는 아이유의 풍부한 감성과 목소리가 곡을 잘 살렸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제일 마음에 들은 노래를 이문세씨의 곡을 다시 부른 '사랑이 지나가면'이었다. 아, 이 노래는 진짜 아이유의 목소리와 곡의 분위기 그리고 가사까지 딱 맞아떨어진 느낌이었다. 가늘게 떨리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와 애달픈 가사에 푹 빠져 듣다보면, '그대 나를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합니다.'라는 대목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돈다. 낮에 듣건, 밤에 듣건, 버스에서건, 내 방에서 혼자 듣건 여지없이 눈시울이 붉어진다. 파블로프의 개도 아닌데, 그냥 자동반사적으로 그렇게 된다. 이 앨범의 평점이 높은 건, 순전히 이 곡의 영향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아쉬웠던 노래도 있다. 조덕배씨의 노래를 다시 부른 '나의 옛날이야기'였다. 이 노래는 듣는 순간,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예쁘고 귀엽게만 부르려고 했다는 느낌이었다. 그녀의 목소리나 느낌이 노래 가사와 전혀 어울리지 않고 있었다. 좀 더 추억을 더듬는, 그러면서 지나간 인연에 대한 아쉬움을 담았으면 좋았을 텐데…….

 

  다른 노래들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같은 경우에는 편곡이 참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어쩐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면에 '꽃'이나 '너의 의미' 그리고 '여름밤의 꿈'은 전반적인 분위기가 아이유답다는 느낌이 드는 곡들이었다.

 

  마지막으로 '쿵따리 샤바라'는 상쾌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랩만 빼면……. 마치 Israel Kamakawiwo의 'Over The Rainbow-What A Wonderful World'를 들었을 때와 비슷했다. 랩만 빼면……. 그리고 좀 더 활발하게 불렀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편곡을 좀 더 느리게 한다거나 해도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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