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의 사건수첩 2 - 궁 넘고 담 넘는 추리활극
허윤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작가 - 허윤미

 

 

 

  2권에는 1권에서 이어지는 ‘조보 朝報’와 ‘두물머리 나루 실종 사건’ 그리고 3권으로 이어지는 ‘도화원 살인사건’이 들어있다. 그리고 후기 만화로 ‘한여름 밤의 꿈’이 있다.

 

  ‘조보’는 조선 시대에 궁에서 찍어낸, 일종의 기관지라고 할 수 있다. 조보소라는 곳에서 기별서리라는 직책을 가진 사람들이 밤을 새워 필사를 하여 아침에 돌렸다고 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일상을 보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조보를 외부로 반출하는 것은 금지가 되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조정에서 어떤 일을 계획하고 진행 중인지 적어놓은 것이니 그러한 모양이다. 그런데 그 조보가 다른 나라 영사에게 유출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분노한 예종은 친히 내통자를 밝히겠다고 나선다.

 

  ‘두물머리 나루 실종 사건’은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가던 남자가 갑자기 물에 뛰어드는 일이 발생한다. 그것뿐이라면 아무 문제도 없었겠지만, 그가 남기고 간 것이 예종의 관심을 끈다. 바로 조정의 높은 대신에게 벼슬을 청탁하는 분경 서찰이 발견된 것이다. 태종 때부터 금지해온 일이 벌어진다는 것에 분노한 예종은, 사실 궁에 있기가 근질근질해서 나갔을지도 모르지만, 직접 변장을 하고 궁을 나선다. 물론 윤 사관이 빠질 리가 없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5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었다는 것을 안 두 사람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록을 뒤지기 시작하는데…….

 

  두 번째 얘기는 읽으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신분제 사회였던 시대에 천대받던 노비들의 고단한 삶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또한 남존여비사상과 계급제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서 여자 노비라면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사람들의 시선이 참 불편했다.

 

  그런데 그런 사고방식은 요즘에도 그리 변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더 기분이 축 처졌다. 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사람을 자신의 잣대로 평가하고 심지어 깔보기까지 한다. 그리고 자기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면 자기 마음대로 좌우하려고 하고. 도대체 뭘 보고 자신이 우월하다는 판단을 내리는지 모르겠다. 음, 설마 그런 생각이 500년 넘게 이어져온 것이라서 쉽게 바뀌지 않는 걸까?

 

  2권은 1권보다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덜 했지만,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정치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볼만한 거리를 던져주었다.

 

  두 번째 이야기 결말 부분에서 윤 사관이 경국대전에서 분경에 관한 것과 나룻배의 수리에 관한 조항이 들어간 것을 보고 예종에게 묻는다. 눈 먼 사공을 염려하여 그리한 것이냐고. 이에 예종은 법을 사사로운 영달을 위해 개정할 수 있냐고 답하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단지 법이란, 위정자에게 가혹해야하며 백성에겐 윤택해야하기 때문에 그리한 것뿐이다.’ -p.154

 

  아아, 왕 오빠 날 가져요 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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