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니발 라이징 - 아웃케이스 없음
피터 웨버 감독, 가스파르 울리엘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원제 - Hannibal Rising , 2007

  감독 - 피터 웨버

  출연 - 가스파르 울리엘, 공리, 리차드 브레이크, 리스 이반스

 

 

 

 

  이번 영화는 제작 순서로 보면 제일 늦게 만들어졌지만, 극의 진행 순으로 보면 첫 번째 이야기에 해당한다. 여기서는 한니발 렉터 박사의 유년기와 청년기를 다루고 있다.

 

  2차 대전이 한창인 동부 전선. 숲에서 어린 남매가 발견된다. 공습으로 어른들을 다 잃고 겨우 살아남은 한니발과 미샤. 하지만 둘을 발견한 사람들은 약탈을 일삼으며 도주 중이던 독일군이었다. 추위와 굶주림이 만연하던 시절, 그들은 마침내 어린 미샤를 잡아먹기에 이른다. 그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린 한니발은 이후 고아원에 수용되었다가, 탈출한다. 그리고 숙부가 살고 있는 파리에 도착하여, 숙모의 보살핌으로 차츰 건강을 회복한다. 이후 의대에 진학한 그는 어린 시절 동생을 죽였던 놈들을 하나둘씩 찾아내 복수를 시작하는데…….

 

  어떻게 숙부가 일본인, 그러니까 적대국 사람인 숙모와 결혼했는지 이해는 안 가지만, 한니발은 숙모에게서 사무라이 정신과 검도 등등을 배운다. 어쩌면 동생의 죽음 이후 몸속에 내재되어있던 광기나 살의를 다잡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상대를 공포에 질리게 만드는 마음가짐 같은 거 말이다.

 

  그의 첫 살인은 일본인인 숙모에게 모욕을 준 동네 푸줏간 주인이었다. 너무도 차분하게 증거 하나 남기지 않고 완전 범죄를 만들었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어 경찰도 어쩔 수가 없었다. 동생을 죽인 자들에게 복수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어 약간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킨 다음, 서서히 그들을 옭죄어갔다.

 

  생각해보자. 예전에 죽은 줄 알았던 소년이 청년이 되어 자기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자기 어린 딸의 통통한 볼을 만지면서 미소를 짓는다. 마치 자신이 소년의 어린 여동생에게 했던 것처럼 말이다. 잊고 싶었던 기억, 그 어린 소녀를 잡아먹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어쩌면 그 청년이 자기 딸을 그렇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아니면 그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퍼트릴지 모른다는 공포가 밀려들 것이다.

 

  청년이 된 한니발의 복수는 참으로 잔혹했다.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과 그 식사에 자신도 끼어있었다는 죄책감 때문이라고 보기엔 음. 어쩌면 눈앞에서 폭격으로 부모님이 죽어가는 모습과 어린 여동생이 죽어서 요리가 되는 것을 봐야했던 충격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고통과 공포에 무감각하고 남이 두려워하는 모습에서 희열을 느끼는 성격으로 바뀐 것이다. 복수가 반이라면 자신의 살의를 표현하는 것이 반으로 보였다.

 

  한니발이 그들을 죽이면서 그 중 한 명의 볼 살로 요리를 해먹었다는 대사가 나온다. 그걸로 그의 인육을 즐겨하는 식습관이 형성되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는데, 난 아니라고 본다. 그건 아마 그들에게 똑같은 짓을 하겠다는 복수심과 적의 일부를 먹음으로 뭔가 얻는다는 옛날 풍습을 따라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의 죽음에 대한, 특히 동생이 살해당해 요리가 되는 과정을 봐야했고 그 식사에 참여해야했던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 인육을 즐겨 먹을 리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러면 이후 식인 살인마라는 칭호는 어떻게 받게 되는 걸까? 그게 의문이다. 지금 방송하는 미국 드라마 '한니발 Hannibal'은 영화 삼부작보다 앞선 내용이지만, 한니발 박사는 이미 완성되어있는 저명한 인육 요리가로 나온다. 만약 한니발 시리즈를 완성시키려면, 중간에 한 편 정도 영화가 더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공리, 참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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