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 The Parent Trap , 1998
감독 - 낸시 마이어스
출연 - 린제이 로한, 데니스 퀘이드, 나타샤 리차드슨, 일레인
헨드릭스
얼마 전에 케이블 방송에서 해주는 영화를 보던 막내조카가 숨이 넘어갈 듯이 자지러지게 웃은 적이
있었다. 대개 그런 경우에는 코미디 영화를 볼 때가 많다. 도대체 뭘 보기에 저러나 싶어 가봤더니, 똑같이 생긴 두 꼬마 아가씨들이 캠프장에서
서로를 골탕 먹이고 있었다. 내용을 보니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아, 그렇다! 에리히 게스트너의 소설 ‘로테와 루이제’와 내용이
비슷했다.
미국에서 포도 농장을 하는 아빠와 자유분방하게 살던 할리. 영국에서 유명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인
엄마와 살던 애니. 여름 캠프에서 만난 둘은 너무도 똑같은 서로의 얼굴에 깜짝 놀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처음에는 서로를
괴롭히던 두 사람. 하지만 얘기를 나누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둘은 쌍둥이였는데 엄마아빠가 이혼하면서 헤어지게 된 것이다. 엄마아빠를
보고 싶은 둘은 캠프가 끝나자, 할리는 애니처럼 꾸미고 영국으로 가고 반대로 애니는 할리인 척하며 미국으로 떠난다. 그런데 처음 만나는
엄마아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둘에게 아빠의 재혼이라는 청천 벽력같은 소식이 닥친다. 아빠와 엄마를 다시 재결합시킨다는 목표로 두 꼬마는
계획을 꾸미는데…….
일인이역을 맡은 주인공이 무척이나 귀여운 영화였다. 물론 지금은 많이 컸고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서 아쉽기만 하다.
영화를 보니, 여름 캠프라는 곳이 무척이나 재미있을 것 같았다. 또래의 여자아이들이 모여서 여러
가지 단체 생활과 게임을 하며 두 달을 보낸다니, 어쩐지 재미있는 일이 마구마구 생길 것 같다. 물론 인터넷이 없어서 나에겐 많이 불편하겠지만.
디즈니에서 만든 작품답게 영화는 아이들 감성이 철철 넘치고, 가족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말하면서 끝난다. 게다가 복잡한 어른들의 사정, 그러니까 아빠는 미국에서 농장을 경영하고 엄마는 영국에서 잘 나가는 디자이너이다. 네 가족이
함께 살려면 조금 많이 복잡할 것이다. 아빠가 농장에 대리인을 두고 왔다 갔다 한다거나, 엄마나 영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얼버무려진다. 무조건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는 명분 앞에서는 아빠와 엄마의 일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아무래도 영화니까 가능한 것 같다.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니까. 사랑만으로 살 수 없는 게 현실이니까 말이다.
아! 그래서 이런 로멘틱 코미디나 가족 영화를 보나보다. 현실과 다른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고,
내가 주인공이 된 듯 한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왜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새어머니나 새어머니 후보는 다들 그렇게 외모는 예쁘데 머리가
비었거나 성격이 나쁜 걸까? 물론 그녀가 나쁜 년이어야 애들이 엄마를 응원해서 재결합하는 설정으로 진행되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천편일률적으로
새엄마나 아빠 애인은 무조건 다 나쁜 X로 나오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