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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타이트
하우메 발라게로 감독, 알베르토 산 후안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원제 - Mientras
duermes, Sleep Tight, 2011
감독 - 하우메 발라게로
출연 - 루이스 토사, 마르타 에투라, 알베르토 산 후안, 페트라
마르티네스
영화를 보다가 ‘와, 저 미친 XX’라는 욕이 절로 나왔다. 진짜 세상은 넓고 미친놈은 길가다가
발에 채일 정도로 널려있다. 어떻게 보면 그냥 마구잡이로 죽이는 연쇄 살인마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변태적이고 악랄한 미친놈이 등장하는
영화이다.
병원에 있는 어머니 병수발을 하면서, 아파트에서 관리인으로도 일하는 세자르. 겉으로는 친절하고
꼼꼼히 일을 처리하는 그이지만, 속으로는 남다른 변태끼를 꽁꽁 숨기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 중에 한명인 클라라를 마음에 두고, 관리인이라는
직책을 이용해 은밀히 그녀를 스토킹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냥 단순히 그녀의 행적을 쫓고 편지를 보내는 것만이 아닌, 밤에 몰래 집에 침입해서
엿보기까지 한다. 침대 밑에서 그녀가 하는 모든 행동을 듣고 엿본다. 그리고 그녀가 잠이 들면 기어 나와, 클로로포름으로 마취를 하고 강간을
저지른다. 거의 매일 밤마다! 그에게 그것은 강간이 아니라 사랑하는 여인과의 동침일 것이다. 여자는 동의하지 않았고 모르는 일이지만
말이다.
가장 긴장했던 순간은 바로 세자르가 침대 밑에 있는데, 그 위에서 클라라와 남자친구가 관계를 맺는
부분이었다. 두 사람은 너무 열중해서 그가 몰래 빠져나간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열쇠를 잘못 가져온 바람에 세자르는 그녀의 집을 나가지
못하고 밤새 숨어있어야 했다. 욕조에서 깜빡 잠이 든 그의 귀에 들리는 것은 클라라와 애인이 샤워 준비를 하는 소리. 과연 들킬 것인가 말
것인가, 걸리지 않으면 어떻게 빠져나갈지 아슬아슬하기도 하고 무척이나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보았다. 기둥 하나를 사이에 두고 행복한 커플과
그것을 지켜보며 식은땀을 흘리는 한 남자의 대비가 무척이나 보는 이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우연찮게 클라라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듣게 된 세자르. 클라라의 남자친구는 6주 동안이나 만나지
못했는데 어떻게 임신 4주일 수 있냐고 그녀를 비난하고, 그녀역시 영문도 모르는 일이라 어떻게 할 줄을 모른다. 세자르만이 혼자 행복한 미소를
지을 뿐이다. 와, 미친 놈. 그녀와 자신의 사랑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에게 날아든 협박 편지가 사건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모든 것을 봤다는 아파트의 참견쟁이
소녀와 그를 의심하기 시작한 클라라의 남자친구. 결국 그의 범죄가 드러날 것인가 아니면 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를
것인가?
그는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보는 내내 전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도저히 갖지 못할 어떤
존재에 대해서, 내가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리겠다는 심리 같았다. 그녀의 존재가 자신이 살아갈 이유라고 하지만, 그녀에게 그의 존재는 죽고 싶은
충분한 이유일 것이다. 그녀 덕분에 행복해지는 법을 알았다고 했지만, 그녀는 그 때문에 더더욱 불행해질 뿐이다. 아, 그러면 세자르에게 자신의
행복은 남의 불행이라는 건가? 그게 그가 말하는 사랑인가?
역시 미친놈이다.
그래서 영화는 더 섬뜩했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더 위험하다는 뜻이니까. 그리고
피해자는 앞으로 남은 일생동안 어떻게 헤어 나올 수 없는 불행의 늪에서 살아야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