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니발 - 아웃케이스 없음
리들리 스콧 감독, 안소니 홉킨스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원제 - Hannibal , 2001

  감독 - 리들리 스콧

  출연 - 안소니 홉킨스, 줄리안 무어, 게리 올드만, 레이 리오타

 

 

 

  한니발 박사가 탈출한 후, 동시에 스탈링이 연쇄 살인마를 잡고 상원의원의 딸을 무사히 구출하고 10년이 지났다. 강산이 변하는 시간인 만큼, 두 사람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니발 박사는 이탈리아에서 위장 취업에 성공하였고, 스탈링은 여전히 FBI에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어쩐지 그녀를 좋지 않게 보는 상관 클랜들러는 사사건건 트집만 잡고 있다. 그러다 그녀가 마피아 소탕 작전에서 아이를 앞세운 두목을 죽이자, 아이를 위험에 빠트렸다고 스탈링을 비난하고 좌천시키려고 한다. 이에 한니발에게 얼굴을 뜯기고 복수의 칼을 갈고 있던 메이슨은 스탈링을 이용할 음모를 꾸민다.

 

  시리즈를 만들 때 주의할 것이 있다. 사람들의 기억에 깊은 인상을 남긴 배역을 바꾸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이 시리즈에서 한니발 렉터는 바뀌지 않았다. 3부작에서 다 한니발 역을 맡은 안소니 홉킨스는 사람들에게 영원한 한니발 박사로 남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스탈링 역은 조디 포스터에서 줄리안 무어로 바뀌었다.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 , 1991'에서 조디 포스터의 스탈링에 감명을 받은 나 같은 사람은 이번 줄리안 무어의 스탈링에 몰입하기 힘들었다. 조디 포스터는 신입이었기에 풋풋하고 여리여리한 이미지가 맞아떨어졌는데, 10년차 베테랑 FBI 요원인 줄리안 무어는 어쩐지 너무 약한 느낌을 주었다. 설마 줄리안 무어 같은 배우가 10년 전 조디 포스터 캐릭터의 성격을 그대로 가져가는 실수를 했을 리가 없는데…….

 

  그래서일까? 두 개의 중심인물과 두 개의 사건이 맞물려가면서 긴장감을 늦출 여유를 주지 않았던 전편과 달리, 이번 영화는 꽤 느슨했다. 우선 축의 하나였던 스탈링이 그리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모든 것이 한니발 박사 위주로 흘러가는 분위기여서, 그녀가 나올 때는 다소 긴장감이나 집중도가 흐트러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사건이 산만하게 흘러갔다. 스탈링의 모함, 한니발 박사의 정체를 알아차린 형사의 죽음, 메이슨의 복수 이렇게 커다란 세 개의 사건이 있었는데, 어쩐지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했다.

 

  어쩌면 소설을 먼저 읽어서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진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는데…….

 

  그리고 제일 아쉬운 것은 결말이었다.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두 사람의 손가락이 스치는 장면에서 상당한 에로틱함을 느꼈던 사람들이라면, 소설의 결말은 나름 고개를 끄덕이면서 납득할 만했다. 그러나 영화는 흐음. 한니발이 그런 희생을 치를 이유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스탈링이기에 더 매력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한니발은 스탈링의 반응을 보면서 '그래야 내 여자지!'라고 감탄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도 나에게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은 결말이었다.

 

  그래서 3부작, '레드 드래건', '양들의 침묵' 그리고 '한니발' 중에서 이 영화가 제일 아쉬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