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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후 시즌 2 : 보급판 (6disc) - 별책부록 없음
KBS 미디어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원제 - Doctor
Who, 2006
제작 - 제임스 호즈, 러셀 데이비스
출연 - 데이비드 테넌트, 빌리 파이퍼, 노엘 클라크, 카밀
코두리
지난 1시즌 마지막 편에서 닥터가 바뀌었다. 닥터의 종족은 죽지 않고 재생성이라는 것을 통해,
모습이 바뀐다고 한다.
지난 번 닥터보다 이번 닥터는 조금 더 젊어지고, 유쾌해졌다. 그리고 전보다 더 인간적이게
되었다. 지난 닥터는 지구인을 그냥 꼬리 없는 원숭이 취급을 했지만, 이번 닥터는 인간의 삶에 더욱 더 깊숙이 관여를 한다. 지구인의 여러
감정과 다양한 사고방식 그리고 운명에 대해 생각하고 느껴보기도 하며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 한다. 어쩌면 지난 시즌 마지막 편에서 로즈가 흡수했던
타디스의 에너지를 다시 닥터가 가져가는 과정에서 인간의 DNA까지는 아니지만, 인간의 뭔가가 몸속으로 들어간 모양이다. 슈퍼맨은 미국을 지키고
배트맨이 고담시를 수호한다면, 이번 닥터는 지구를 지킨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영국을 중심으로.
로즈 역시 천방지축 말괄량이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어떨 때는 관조적인 입장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기도 한다. 이 역시 지난번에 흡수했던 타디스 에너지의 영향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둘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같이 여행하는 동료 이상의 감정을 갖게 되는데, 유한한
생명을 가진 인간과 재생성을 통해 죽지 않는 외계인의 사랑이 과연 가능할까?
이번 시리즈에서도 다양한 외계인이 등장하고, 닥터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여러 가지 모험을 한다.
게다가 차원을 넘어와 공격하는 달렉과 사이버맨 때문에 지구는 거의 멸망 직전까지 가기도 하고, 종족에서 떨어져 외로움을 느낀 외계인 때문에
지구인들이 사라지기까지 한다.
제일 인상 깊은 것은 빅토리아 여왕이 나오는 에피소드였다. 그녀가 닥터와 로즈를 만나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토치우드 건설을 명했다는 건, 꽤나 흥미 있는 연결고리였다. 지난 시즌 때는 토치우드의 수장격인 잭 선장이 나오고,
이번 시즌에는 그 기관의 설립이 나오다니. 음, 스핀 오프 광고를 아주 제대로 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여왕이 늑대 인간에게 물리는
바람에 영국 왕실에……이하 생략.
또 하나 인상 깊은 것은 블랙홀에 근접한 별 에피소드였다. 악마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것을 조금 더 깊이 파고 들어가 보면, 악마를 별에 묻은 외계인 종족이 어떻게 보면 신과 천사의 무리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고,
그러면 외계 문명설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리즈였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 사랑, 가족, 신과 인간, 종교
등등. 그냥 그런저런 평범한 SF 드라마가 아니었다. 그러니 내가 광팬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