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탐정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5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기원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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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Partners in Crime, 1929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토미와 터펜스 부부가 나오는 단편집이다.


  이 커플은 ‘비밀 결사 The Secret Adversary, 1922’에 처음 등장해서 국제적 스파이 사건을 하나 해결하고 결혼을 한다. 그리고 또다시 정보부의 부름을 받아 탐정 사무소를 인수하여 여러 사건을 해결하면서, 역시 국제적인 스파이를 색출하는 일을 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내용이다.


  이후 이 커플은 전에 감상문을 썼던 ‘N또는 M N or M?, 1941’, 아직 읽지 않은 ‘엄지손가락의 아픔 By the Pricking of My Thumbs, 1968’과 ‘운명의 문 Postern of Fate, 1973’에도 등장한다. 처음에 나왔을 때는 20대였던 그들이 책이 나오면서 서서히 나이를 먹어가는 모습이 꽤나 멋졌다. 물론 ‘N또는 M’에서 중년이 되었지만, 두 사람의 성격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책에서 두 사람은 여러 소설에 나오는 탐정 코스프레를 한다. 어떤 사건에서는 셜록 홈즈와 왓슨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사건에서는 브라운 신부가, 어디서는 손다이크 박사가 되기도 한다. 그들의 대표적인 행동이나 대사를 따라하면서, 두 사람은 여러 가지 사건을 해결한다. 예를 들면, 사라진 보석을 찾기도 하고 폴터가이스트의 행동이 의심되는 집의 비밀을 밝히기도 한다. 위조 지폐범을 뒤쫓기도 하고, 안개 속에서 살해당한 여배우를 발견하고, 사라진 여인을 찾아다닌다.


  그 와중에 가끔은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커플 특유의 재치와 암호로 유쾌하게 사건을 풀어나간다. 이 커플, 참 천생연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과 커플이었다면, 상대방은 아마 속상해서 죽었을지도 모른다. 워낙에 두 사람의 성격이 만만치 않으니 말이다. 여기에 ‘비밀 결사’에서 벨보이로 나왔다가 두 사람의 조수로 채용된 앨버트도 한몫 거든다. 이 영리한 소년은 나중에 ‘N또는 M’에서도 등장한다. 그야말로 셋의 호흡이 척척 맞아떨어진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읽다가 ‘부인 실종 사건’의 남편이 하는 대사에서 울컥하고 화가 났다. “저는 뚱뚱한 여자는 매우 싫어하거든요. 이전부터 말예요. 뚱뚱한 여자와 살찐 개는 하나님도 아주 싫어하는 존재 아닙니까. 그런 혐오는 저의 별난 성질 때문이라는 건 알지만, 도저히 어쩔 수 없어요, 저는 뚱뚱한 여자와는 아무리 해도 잘 지낼 수가 없습니다.” (p.96) 와, 이 XX가 뚫린 입이라고 마구 지껄이는구나 싶었다. ‘그러니 부인이 사라진 거다, 이놈아!’하는 욕이 절로 나왔다.


  그런데 이 책이 1999년에 출판되었는데, ‘-습니다’가 ‘-읍니다’로 되어있었다. 20년도 되지 않았는데, 세월의 흐름이 느껴졌다. 아니, 오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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