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으로 본 세계사 - 솔론의 개혁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까지
천위루.양천 지음, 하진이 옮김 / 시그마북스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부제 - 솔론의 개혁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까지

  저자 - 천위루, 양천

 

 

 

 

  거의 모든 범죄는 돈 아니면 사랑 때문에 일어난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범죄만 저 두 가지 이유로 일어날까? 범죄라는 것은 결국 인간의 행위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하는 다른 행동들 역시 돈과 사랑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의 두 저자는 금융을 전공한 교수들이지만 아마 저런 생각을 한 모양이다. 두 사람은 후기에 금융의 본질에 대해 알려면 과거부터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 문화적 정치적 발전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적었다. 그러니까 돈과 사랑 중에서 돈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헐!’하고 놀라는 부분이 많았다. 교과서나 일반 역사책을 볼 때는 그냥 단순하게 사건이 일어났다고만 나왔는데, 이 책은 그 뒤에 숨은 경제적인 이유까지 짚어주면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역시 모든 사건사고의 뒤에는 돈이 관련되어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개인적인 사고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일에도 말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대목을 고르자면, 우선 영국과 스페인의 전투부분을 꼽겠다. 영국의 해군이 그냥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찔러서 해상권을 장악했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 뒤에 숨은 비밀을 알려줬다. 엘리자베스 1세가 영국 상인들이 스페인에 돈을 빌려준 차용증을 모두 수거해서, 한 날 한시에 환급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스페인은 경비를 줄여야했고, 그 때문에 전함의 수가 팍 줄어서 영국이 이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 영리한 여왕 같으니라고!

 

  또한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배상금을 어마어마한 액수로 내야했지만, 거의 갚지 않아도 되었다는 부분에서는 어이가 없었다.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미국이 독일의 배상금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서로 견제를 하다가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돈 앞에서는 적도 동지도 없었다.

 

  게다가 2차 대전 때 미국이 무기 대여법이라는 것을 만들어 짭짤하게 돈을 좀 모았다는 대목에서는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덕분에 미국이 지금까지 세계 경제를 좌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음, 갑자기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타국의 전쟁은 나의 경제적 이득이라는 걸까?

 

  현대 금융 위기와 관련된 여러 회사들의 도산 부분을 읽으면서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소로스, 이름만 막연히 들어본 사람인데, 여기서 읽어보니 무서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제 회사 하나의 도산이 단지 회사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 예를 들면 하나의 국가를 휘청거리게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오싹했다. 왜냐하면 이 세계는 각 국가들이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가 흔들리면 자연스럽게 주변 국가들도 진동을 느끼게 마련이다.

 

  인간의 역사는 돈 때문에 위기를 겪고, 또 돈 덕분에 그 위기를 극복한다. 그렇게 발전하고 또 몰락하기를 반복해왔다. 올라가면 내려가고, 내려갔으면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 파급력이 너무도 크다. 정부건 개인이건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러려면 알아야할 것이다. ‘문명국가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자유를 획득하기를 바라는 일은 가거에도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라고 토마스 제퍼슨이 말한 것처럼 말이다. (p.242)

 

  그런데 금융위주로 세계 역사, 특히 서양사를 주로 훑어보는데 뜻밖에도 교육과 창의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구절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교육은 산업이 아니다. 만일 교육을 산업으로 간주한다면 그 민족의 문화는 상처투성이가 될 것이며, 결국엔 인류가 부여한 교육의 사명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이다. -p.242

  창의성은 심사나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복잡한 과정의 심사나 승인을 필요로 한다면 그것은 창의성이 아니다. -p.446

 

  제목만 보고 ‘으아! 경제 얘기겠구나!’라면서 뒷걸음칠 준비를 하는 당신! 속는 셈치고 읽어보면,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보는 눈이 떠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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