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마모코 마모코 이야기 1
알렉산드라 미지엘린스카.다니엘 미지엘린스키 글.그림, 최성은 옮김 / 두레아이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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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Dawno temu w Mamoko (2011년)

  작가 - 알렉산드라 미지엘린스카, 다니엘 미지엘린스키

 

 

 

 

  우와아앙! 책을 본 나와 조카의 입에서 나온 탄성이다. 글자는 하나도 없지만, 섬세하고 다양하게 그려진 삽화들은 숨겨진 이야기를 알아내기에 충분했다. 책장을 넘기면서 조카와 둘이 이 구석의 이 그림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고, 아래쪽의 저 그림은 뭘 하고 있고 등등 많은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었다.

 

  조카와 같이 만들어낸 이야기는 이러했다. 한 왕국의 왕이 마을을 돌아보고 있었다. 그런데 왕국의 동물 주민들은 왕이 다니건 말건 상관하지 않고 자기 일을 했다. 그 예로 조카는 지붕 위에 있는 복면 동물을 지목했다. “얘는 지금 닌자 시험 중이야. 마법사의 책을 빼내오면 합격인거지.” 어쩐지 요즘 케이블에서 하는 닌자 꼬맹이 나오는 만화를 보더니만, 대뜸 그것부터 찾아낸다.




 

  그런데 왕국 하늘을 떠돌아다니던 용이 왕을 물고 가버렸다. 역시 마을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고 각자 자기 일하기 바빴다. 몇몇 기사와 악사 그리고 공주만 당황해서 달려올 뿐이다. 한편 마법사는 닌자 꼬맹이를 혼내느라 왕이 잡혀가는 걸 보지 못했다. 여기서 잠시 양동 작전에 대해 조카에게 얘기해줬다. 용과 닌자 꼬맹이가 한 편일수도 있다니까! 고모 말을 믿어봐!

 

  한편 왕국의 지하에서는 커다란 괴물이 나타나 사람들은 물론이고 귀신까지 놀래고 있었다. 땅 위에서는 여전히 왕이 빨간 용에게 잡혀서 왕국의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고, 마을의 동물들은 각자 볼 일 보느라 바빴다.




 

  그러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놀랄만한 일이 펼쳐진다. 지하에서 이상한 약을 만들던 여자 마법사가 왕궁으로 돌아와 마법을 부린 것이다. 그 그림에서는 조카와 둘이 깔깔대고 웃어버렸다. 문득 예전에 보았던 만화 ‘란마 1/2’이 떠올랐다. 아, 그래서 빨간 용이었던가?

 

  마지막 장면은 모두가 행복한 파티를 벌이고 있다. 심지어 지하 터널에 있던 괴물까지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신기한 건 커다란 사각 테이블에 똑같은 음식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이 요리는 뭘까?’하고 조카와 생각해보았다. 고기, 핫케이크, 베이컨 말이, 마카롱 등등 여러 가지 음식 이름이 나왔다. “네가 먹고 싶은 거 말하는 거지?”하고 묻자 겸연쩍은 듯이 까르르 웃는다.




 

  주된 큰 흐름을 짚어내면서 얘기를 만드는 재미도 있고, 주위에 깨알같이 그려진 다양한 그림을 보면서 뭘 하고 있는 것이라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었다. 빈틈이 하나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그려진 그림은 저마다 개성을 드러내며 비밀을 하나씩 품고 있었다. 아무래도 숨은 이야기를 다 찾아내려면 한 번 봐서는 안 될 것 같다. 그리고 그때마다 책은 다른 느낌을 줄 것 같다.

 

  이 리뷰를 적고 있는 이 순간에도 조카가 다가와서 깔깔대며 말한다. “고모, 이거 봤어? 얘는 말이야~” 이건 완전 네버 엔딩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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