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의 시체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47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설영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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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Body in the Library, 1942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이번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고싱톤 홀은 바로 얼마 전에 읽은 ‘깨어진 거울 The Mirror Crack'd from Side to Side, 1962’ 에서 마리나 그레그가 산 그곳이다. 이 사건을 영화화하기 위해 그녀가 저택을 샀었다. 그랬다가 살인 사건이 또 벌어지게 되지만 말이다.

 

  흐음, 또다시 말하지만 역시 책은 처음에 출판된 순서대로 읽어야……. 나중에 전집을 다 읽으면, 출판된 순서대로 책 배열을 다시 해봐야겠다.

 

  이 저택의 주인인 밴트리 부부는 ‘화요일 클럽의 살인 The Thirteen Problems, 1932’에서 등장했었다. 헨리경의 추천으로 미스 마플을 초대해서 살인 사건에 관한 수수께끼를 풀었는데, 이후 밴트리 부인과 미스 마플은 아주 친한 친구가 되었다. 이번에도 고싱톤 홀의 서재에서 낯선 금발 여인의 시체가 발견되자, 즉시 미스 마플을 불러 사건을 풀어보자고 제안할 정도였다. 그리고 죽은 여인이 근처 호텔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역시 미스 마플과 함께 그곳에 숙박하며 실마리를 찾기도 했다. 자기 집에서 여자 시체가 발견되었다고 하면 아무래도 없는 말도 지어내는 것이 사람인지라, 남편과 관련되어 이상한 추문이 돌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밴트리 부인은 발이 넓고 활동적이며 생각이 깊은 여성이었다.

 

  두 개의 사건, 서재에서 발견된 여인과 자동차에서 불탄 채로 발견된 소녀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오리무중인 가운데, 노년의 부자 노인이 등장하면서 사건의 양상은 달라진다. 그녀가 죽음으로 이득을 얻는 것은 누구인가? 유력한 용의자가 있지만 동기가 약하고, 동기가 강한 사람은 알리바이가 있었다. 미스 마플이 아니었으면, 그녀를 굳게 믿어주는 헨리경이 아니었으면 마지막 시도는 해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나저나 대놓고 ‘마을에서 일어난 일은 전부 내 귀에 들어오니까’라고 말하는 미스 마플. 자기가 남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는 말인가 보다. 그래도 전혀 개의치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열심히 마을의 온갖 소문을 모으고,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다. 음, 그래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잘 알게 되고, 오래 산만큼 연륜과 생각이 깊어지고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 거구나.

 

  이야기에서 피터 카모디라는 꼬마가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고 말하는데, 그가 읊는 유명 추리 작가 중에 애거서 크리스티 본인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대목에서 너무 웃겨서 낄낄거렸다.

 

  그러고 보니 고싱톤 홀은 단편집까지 포함해서 세 번이나 배경으로 등장했다. 스타일즈 저택과 침니스 저택은 각각 두 번씩 나왔었고. 다른 장소도 그런 곳이 있는지 눈여겨 읽어봐야겠다. 후훗.

 

  아, 책을 읽고 케이블 텔레비전에서 해주는 미스 마플 드라마를 보았다. 그런데 거기서는 범인을 책과 다르게 설정해놓았다. 그런데 기존의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인 인간상에 대해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드라마 버전도 꽤 괜찮았다. 더 치열한 사랑 같은 느낌도 들었고 말이다.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은 소설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p.116 네 번째 문단에서 ‘모든지 알고 있는’은 ‘뭐든지 알고 있는’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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