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마리 강아지 PE (2disc) - 할인행사
클라이드 제로니미 감독, 로드 테일러 외 목소리 / 월트디즈니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원제 - One Hundred and One Dalmatians. 1961

  감독 - 볼프강 레이더먼

 

 

 


  예전에 큰조카가 서너 살 정도 되었을 때, 그 당시는 비디오테이프로 영화나 만화를 볼 때였다. 아는 친척분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테이프를 선물로 주셨다. 조카가 만화를 보는 동안, 할머니가 조금 쉬시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 때 큰조카가 제일 좋아하던 만화 두 편이 있었는데, 하나는 달마시안 강아지가 나오는 바로 이 영화였고 다른 하나는 역시 개들의 연애를 다룬 염장물이었다.

 

  큰조카가 얼마나 이 만화를 좋아했냐면, 모두가 다 자는 새벽에 혼자 일어나서 거실에서 비디오 틀어놓고 볼 정도였다. 이상한 소리에 나가보니 꼬맹이 혼자 비디오 틀어놓고 보다가 잠들어있었다고 오라버니가 황당하다는 투로 얘기했었다. 그러면서 누구 조카라서 이 모양이냐고, 자기 딸이면서 흥! 결국 비디오테이프를 압수당했지만, 가끔 귀여운 짓을 하면 틀어주곤 했다. 이제 스무살이 넘은 큰조카지만, 가끔 식구들이 모이면 그 때 얘기를 한다. 다른 애들은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몰컴을 한다지만, 너는 서너 살 때부터 몰비디오를 했다고 놀리는 재미가 있다.

 

  그러다 얼마 전에 애인님에게도 조카가 생겼다. 말하는 걸 들어보면 조만간 조카 바보 큰아빠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나중에 ‘조카가 좋아 내가 좋아?’라고 물어봐야지. 후훗. 아, 하여간 그래서 애인님에게 이 만화를 추천해줬다. 어린 조카에게 보여주라고. 그래서 생각난 김에 나도 다시 한 번 보기로 했다.

 

  아, 역시 강아지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드는 만화였다. 그리고 그 당시에 어떻게 저런 부드러운 움직임을 그릴 수 있는지 놀랍기만 했다. 1961년이라면 우리나라는 한창 어지러울 시대였고, 엄마아빠는 아직 만나지도 못했을 때인데…….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얼마나 직원들을 굴렸을 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저때부터 노하우가 축적되어, 이후 여러 가지 명작들을 만들어냈겠지?

 

  내용은 간단하다. 퐁고는 자신을 먹여 살리는 애완동물 인간 로저와 함께 살고 있는 달마시안 종 개다. 그는 퍼디라는 이름의 달마시안 개를 기르는 아니타와 로저를 연결시켜준다. 동시에 자기도 퍼디와 결혼하고, 일석이조! 그런데 아니타에게는 크루엘라라는 친구가 하나 있다. 이 여자의 삶의 보람은 동물의 털로 만든 코트를 모으는 것이다. 그녀는 달마시안 강아지의 털로 된 코트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퍼디가 낳은 새끼 열다섯 마리를 몽땅 훔쳐간다. 퐁고와 퍼디는 영국 전역에 있는 다른 개들의 도움으로 아이들을 구하러 가는데…….

 

  음악가인 로저가 작사 작곡한 ‘크루엘라 데빌’이라는 노래는 들어보면 무척이나 귀에 익다. 음, 조카덕분에 많이 들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부인 친구 이름을 넣어서 그녀를 악녀로 표현한 노래를 내놓을 배짱이라니, 로저도 참 강심장이다. 물론 동명이인이 있을 수 있다고 튕기면 되겠지만, 어느 집이 딸 이름을 ‘크루엘라’라고 붙일까? 어찌되었던 크루엘라는 외모와 이름 그리고 성격이 딱 들어맞는 캐릭터였다. 이른바 삼박자를 딱 갖췄다고 할 수 있다.

 

  퐁고와 퍼디를 포함한 101마리 개들이 크루엘라와 두 공범의 눈을 피해 탈출하는 과정은 눈물겹고 아슬아슬했다. 속된 말이지만, ‘똥줄 탄다’는 게 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애들 보는 만환데 이렇게 조마조마하게 만들어도 되는 건지.

 

  엄마에게 강아지나 고양이 기르자고 했다가 구박만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