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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포 ㅣ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4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2월
평점 :
원제 - The
Big Four, 1927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크리스티의 첩보물에 대한 애정은 급기야 그녀의 명탐정 포와로까지 국제 조직에 맞서게 만들었다. 이
책은 ‘갈색옷의 입은 사나이 The Man in the Brown Suit, 1924’와 ‘세븐 다이얼즈 미스테리 The Seven Dials
Mystery, 1929’의 사이에 나온 책이다. 그런데 내용은 음, ‘프랑크푸르트행 승객 Passenger to Frankfurt: An
Extravaganza, 1970을 연상시킨다, 이 이야기가 먼저 나왔으니, 이 책에서 그 책의 향기가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거의 모든
범죄를 저지르는 조직의 4호와 싸우는 포와로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모리아티 교수와 싸우는 셜록 홈즈의 느낌까지 났다.
아르헨티나에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던 헤이스팅즈. 오랜만에 영국으로 건너와 친구 포와로를
만나는데, 뜻밖에도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포와로의 말에 의하면 재력가와 과학자, 정치가 그리고 사형집행인으로 구성된 조직이 전 세계를
상대로 일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조직은 끝없이 두 친구를 협박하더니 급기야 헤이스팅즈의 부인까지 납치했다는 편지를 보내온다. 불쌍한
헤이스팅즈, 그는 묶인 상태에서 부인을 살리느냐 친구를 구하느냐 중대한 갈림길에 놓인다.
이야기는 포와로와 헤이스팅즈가 ‘빅 포’라 불리는 조직의 벌이는 음모를 하나하나 파헤치고 사건을
해결하는, 어떻게 보면 단편 모음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니면 연작 소설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까?
사건들은 얼핏 보면 사건이라고 여겨지지 않을 것 같은 경우도 있었는데, 그 해결을 보면
‘아-’하면서 놀라게 된다. 하아, 난 아직 멀었다. 이래갖고 미스터리 애독자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책에 포와로의 영원한 적수라는 베라 로사코프 백작 부인이 등장하는데,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아직 안 읽은 책에 있나보다. 포와로가 모든 여자들에게 친절하고 경애를 표하긴 하지만, 이 여자는 좀 다른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연정을 품고 있는 건 아니고. 홈즈와 아이린 애들러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할까? 흐음, 이번 이야기는 어떻게 된 것이 셜록 홈즈를 연상시키는
설정들이 몇 개 들어있다.
그리고 이 책의 후반부에 깜짝 게스트가 한 사람 나온다. 좀 억지스럽지만, 꽤 재미있었다.
그나저나 P.188에 보면 ‘여우의 트로트인가 하는 춤에만 정신을 쏟고 있다고 말이야.’라는
대사가 나온다. 여우의 트로트라니, 설마 ‘폭스 트롯 Foxtrot’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