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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D.: 알.아이.피.디.
로베르트 슈벤트케 감독, 제프 브리지스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원제 - R.I.P.D., 2013
감독 - 로베르트 슈벤트케
출연 - 라이언 레이놀즈, 제프 브리지스, 케빈 베이컨, 데빈 래트레이
성격이 완전 딴판인 두 남자가 짝을 이루어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물은 꽤 많다. 특히 한 명은 고참이고 다른 한 명이 신참인 경우, 고참의 노련함과 신참의 패기가 어우러지면서 묘한 재미를 이끌어내곤 한다. 그 중 재미있게 본 것에 ‘리썰 웨폰 Lethal Weapon , 1987’시리즈가 있고, ‘맨 인 블랙 Men in Black , 1997’ 시리즈가 있다.
이 영화도 어떻게 보면 위에 예로 든 시리즈물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 성격이 다른 두 남자. 노련한 고참과 패기의 신참, 그리고 배후에 숨겨진 엄청난 음모. 특이한 것이 있다면, 두 남자는 더 이상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외계인을 통제 관리하는 기관이 있으니, 유령을 감시하는 조직이 있다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미국에는 없는 게 없는 모양이다. 이 정도 설정이면, 거기에 출연진의 이름을 보면, 재미있을 거라 예상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당연히 재미있어야 하고 말이다. 경찰이 아닌 과학자 세 명이 나오는 ‘고스트 버스터즈 Ghostbusters , 1984 ’도 얼마나 재미있었는데!
그런데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요새 나온 영화답게 CG 멋지고 액션씬 폼 나긴 하는데, 어딘지 모르게 엉성했다.
우선 주인공인 닉의 캐릭터가 이상하다. 영화 광고에 보면 그가 마치 정의감에 넘치는 사람인 것처럼 나오지만, 글쎄? 파트너에게 배신당해 죽기는 하지만, 사실 그도 압수품을 빼돌리는 데 가담하긴 했다. 거기서 발을 빼려다가 파트너에게 살해당하긴 하지만 말이다. 머리가 나쁜 건가? 파트너가 하는 짓을 보면서 그가 물건 빼돌리는 일을 한두 번 했는지 아닌지 파악을 못한 걸까? 공범에게 일에서 빠지겠다고 하면 다들 어떻게 하는지 영화나 소설도 안 본 건가?
하여간 그가 그렇게 죽자, 저승에 있는 R.I.P.D.로 스카웃 되가는데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들이 원하는 재능을 갖고 있다고 담당자가 말하는데, 도대체 뭘 말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딱히 유령을 잘 잡는 것 같지도 않고, 정의감이나 사명감 같은 것도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영화 내내 그가 보여준 것은 어떻게 하면 자기를 죽인 파트너에게 복수를 하고, 부인에게 자신의 존재를 어떤 식으로 알릴 것인가 노력하는 모습뿐이었다. 자기 장례식장에 떡하니 나타나서 부인 이름 부르면, 그녀가 자기를 알아보고 눈물의 재회를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도대체 뇌는 어따 쓰려고 갖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조금만 생각이라는 걸 하면,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거나 예전과 달라졌을 거라고 추측할 수 있지 않았을까? 어느 조직이 죽은 사람을 떡하니 예전 그 모습 그대로 내보낼 거라고 생각한 거지?
게다가 만약에 그의 파트너가 그냥 일반적인 부패경찰이었으면 그의 행동에는 정당성이 부여되지 않았을 것이다. 유령 잡는 경찰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인간의 일에 끼어들려는 거니까 말이다. 다만 그가 유령과 관계된 모종의 음모를 꾸미고 있었기에 그가 끼어들어 간섭을 해도 허용이 된 것이다.
주인공도 마음에 안 들었고, 악역을 맡은 인간 파트너도 별로였다. 어떻게 그런 멋진 아이템을 갖고 고작 하는 짓이 그런 건지……. 그리고 주인공을 협박한답시고 하는 일 역시 쪼잔하기 그지없었다. 아니 남자가 말이지, 응? 스케일이 크게 놀아야지, 응? 겨우 그딴 걸로 만족하다니! 실망이야! 보이스 비 앰비셔스 Boys be ambitious 몰라? 응? 이젠 보이가 아니라 맨이라 그런 거야? 응? 케빈 베이컨 실망이야!
거기다 사건이 너무 쉽게 해결된 기분이었다. 막판에 싸우는 장면도 엉성하고. 마치 쿠르릉 쾅쾅 뱃속에서 천둥번개가 치고 너무 아파서 식은땀을 흘리며 화장실에 갔는데, 변은 손톱만큼 나오고 만 그런 느낌?
그냥 CG만 멋졌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