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늘 일기 뭐 써! 맛있는 글쓰기 9
정설아 지음, 마정원 그림 / 파란정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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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정설아

  그림 - 마정원



  매일 일기 뭘 써야하는지 일일이 물어보는 막내 조카와 그에 대답하느라 힘들어하는 할머니를 위해 고른 책이다. 그림도 재미있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서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을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주자, ‘고모, 내가 일기 못 쓸 거 같아서?’라고 묻는 조카 표정이 좀 웃겼다. 마치 자기를 무시 하냐는 뉘앙스가 역력한 얼굴이었다. 무시는 안 하는데 미덥지가 못하다고 대답하고 싶은 걸 꾹 참았다. 대신 ‘혹시 모르는 애들이 있으면 네가 알려주라고.’라고 말하자 좋아한다. 아, 잘난 척하기는.


  준수는 일기 쓰기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아이다. 그날도 일기장을 펴놓고 인상을 쓰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 펑하고 나타나는 것이다. 바로 일기장의 요정 지니! 그날부터 지니는 매일매일 준수에게 일기를 다양하게 적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지니에게서 총 20개나 되는 일기의 종류를 배우며, 준수는 차츰 일기 쓰는 재미를 알아간다. 그리고 혼자서 스스로 생각해서 일기를 쓸 수 있게 된다.


  책은 준수가 일상에서 겪는 짤막한 동화와 뒤이어 지니가 알려주는 일기의 종류, 그리고 준수가 쓴 것과 다른 친구들이 쓴 일기를 차례로 보여준다. 그것을 읽으면서 어린 친구들이 자기도 직접 일기장에 쓰도록 유도를 하는 것이다.




  일기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마인드 맵 일기나 그림일기, 독서 일기, 상상 일기 그리고 편지 일기는 들어봤다. 주장일기나 요리일기는 처음 접해봤다. 조카도 비슷한 생각이었나 보다. 이런 것도 일기로 쓸 수 있어? 이러면서 신기해했다. 그리고 영어일기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지만, 한자일기는 마법 천자문을 읽어서 쓸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한다. 학교에서 배운 영어 단어를 써먹어보라니까 안 외워서 힘들다고……. 아, 그랬니? 외웠어야지. 그러면 한자일기라도 오늘부터 써보라고 격려해줬다.


  그림이 참 귀엽고 색감도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 지니를 보고 깜짝 놀라 무서워했던 준수를 표현한 장면은 웃음이 나왔다. 상황을 생각하면 놀라는 게 당연하지만, 귀신처럼 보이는 지니의 표정은 너무 귀여웠다. 나중에 동생 준희와 나란히 누워 일기장을 펴놓은 장면에서는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거기에 지니도 동글동글하니 더 귀여워졌고 말이다.


   



  이제 조카가 매일 일기 어떤 걸 쓸지 고민하지 않고, 다양한 형식으로 골라 쓰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나중에 고모에게 좋은 책 줘서 고맙다며 꼬옥하고 안아주면 더 좋고……. 하지만 요즘은 컸다고 안 해주니까 안 되겠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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