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역사 - 아웃케이스 없음 폭력의 역사 1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비고 몰텐슨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원제 - A History of Violence, 2005

  감독 - 데이빗 크로넨버그

  출연 - 비고 모르텐슨, 마리아 벨로, 에드 해리스, 윌리엄 허트




  폭력의 역사라는 제목만 봤을 때는 유명 범죄학자인 콜린 윌슨이 썼을 것 같은 책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것은 영화이다.


  어여쁜 부인과 착한 아들 그리고 깜찍한 딸내미와 조용히 살아가는 남자 톰. 그는 마을에서도 평판이 좋은, 식당 사장이다. 평범하고 화목하게 지내던 어느 날, 그의 가게에 도망 중이던 살인범이 들어온다. 그들은 종업원과 손님을 인질로 잡고 행패를 부리기 시작한다. 결국 참지 못한 톰은 그 둘을 무찌르고, 마을의 영웅이 된다. 함부로 나서기 힘든 상황에서 불의를 참지 못하고 사람들을 구한 그. 아들과 부인은 그런 그가 자랑스럽기만 하다.


  그렇지만 사건 기사를 본 그의 예전 동료들이 나타나고 그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모든 것이 엉망이 되고 만다. 사실 동료라고도 할 수 없다. 과거의 그에게 원한을 가진, 아는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폭력의 역사. 그것은 대물림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았다.


  착하고 순해빠졌던 아들은 아버지를 구해야한다는 생각에 총을 들고, 남편을 믿었던 아내는 자신을 속였다는 배신감과 실망감에 그를 멀리 한다. 그리고 톰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중얼거리며, 또다시 계속해서 손에 피를 묻히고 만다.


  하지만 한번 풀린 봉인을 다시 제어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마지막이라고 하지만, 폭력은 폭력을 낳고, 원한은 복수를 낳는다. 그는 선량한 식당 주인인 톰과 잔인한 킬러였던 과거의 모습에서 어중간한 태도를 취한다. 어중간하다고 표현했지만, 자신을 위협하는 놈들에게는 가차 없이 냉정하고 잔인한 태도를 취한다. 게다가 가끔 가족들 앞에서도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말이다.


  맞고 자란 아이가 크면 때리는 어른이 된다고 한다. 톰의 아들은 한 번도 맞고 크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아버지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 그것을 보면서 톰의 부인은 자기 아들이 아빠와 같은 삶을 살까봐 두려워하고, 톰 또한 그런 아들의 모습에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게 된다. 하지만 모든 것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과연 그의 아들과 딸은 예전처럼 착하고 순진하게 클 수 있을까? 그 부부 역시 전처럼 다정하게 지낼 수 있을까?


  대답은 ‘NO’이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영화 초반에 톰과 다른 가족들은 식탁에 모여 환하게 웃으면서 사랑이 넘치는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 장면은 보기만 해도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는 많은 것이 변했다. 어딘지 차가워 보이는 집안 분위기에 식탁에 둘러 앉아 눈도 마주치지 않는 가족의 모습은, 씁쓸하기만 하다. 아직 상황을 모르는 어린 딸만이 눈을 크게 뜨고 왜 아빠, 엄마 그리고 오빠가 전과 달라졌는지 의아해하며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그러니까 폭력조직에서 벗어나려면 모든 조직원들을 다 죽여야 한다는 걸까 아니면 한 번 조직원은 죽어도 조직원이라는 걸까?


  영화는 상당히 찜찜한 기분을 주면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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