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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들리는 순간 - 인디 음악의 풍경들
정강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부제 - 인디 음악의 풍경들
저자 - 정강현
노래를 자주 듣는 편이지만, 인디 음악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게 없다. 아무래도 라디오나 텔레비전에서 잘 나오지
않아, 접할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홍대 클럽을 가는 것도 아니고.
저자는 몇 번 예능 프로그램이나 심야 시간에 하는 음악 프로그램에서 한두 번은 봤을지도 모르는, 또는 아예 생소할 수 있는 인디 밴드들에 대해
적고 있다. 하지만 포털 사이트에 적혀있는 밴드 소개 글이나 위키피디아같은 백과 사전류의 기록과는 다르다. 그들이 데뷔한 해나 멤버 수, 앨범
판매, 공연 횟수 같은 숫자나 기록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었다.
음악을 하는 사람과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에 대한 감상을 말하고 있었다. 특히 밴드들의 노랫말에 집중하였다. 저자가 소개한 몇몇 노래 가사들은
아름다웠고, 애절했으며, 동시에 처절했고 자유분방했다.
‘1부 생활 저항의 록 스피릿’에서는 록 음악을 연주하는 그룹들에 대해 얘기한다. 자유분방하면서 저항적인 노래를 하는 그들의 노랫말에서 젊음의
고뇌를 엿볼 수 있었다.
‘2부 두근거리는 무한의 음악’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스카라든지 재즈, 국악 그리고 바로크 메탈처럼 낯선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는 고집스러우면서 순수한 열정을 가진 마음이 소개된다.
‘3부 소박한 소리들의 풍경’은 소규모 밴드라고 하여, 보컬과 기타 하나로 노래하는 그룹이 등장한다. 단출하지만 감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멜로디와 노랫말을 보여준다. 쓸쓸하기도 하고 애달프기도 하며 때로는 청춘이기에 표현할 수 있는 감성을 드러낸다.
‘4부 당신이라는 유일한 음악’은 혼자서 노래하는 사람들을 다룬다. 싱어 송 라이터라 불리는 자들이다. 자신의 감성을 고스란히 멜로디와 노랫말
그리고 음색에 담아내는 그들만의 독특한 철학을 말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가는 사람을 보면 언제나 부럽기만 하다. 비록 사람들이 기준을 세워놓은 성공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들 나름의 만족과 성취를
이루고 있을 것이다. 비록 그와 동시에 여러 가지 문제,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인디하면 떠올리는 경제적인 문제 같은 것들이 존재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것들은 깊게 파고들지 않는다. 이 책은 사회 비판물이 아니니까.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책은 부드럽고 온화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저자가 그들을 보는 시선이 따뜻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응원하고 격려하는, 엄마
미소로 그들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그래서 의미를 가진다. 주류가 아니면 기록에 남겨지기도 힘든 세계에서, 어쩌면 제대로 된 평가조차 받지 못하고 사라질 수 있는 인디
밴드들에게 보내는 애정 어린 시선이고, 그들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입문서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각 그룹들의 사진이 다 들어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누구는 사진이 있고, 누구는 없고. 그 부분이 좀 마음에 안 들었다.
어쩌면 사진은 올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도 욕심 같아서는 공연하는 사진이라도 있길 하고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