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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의 분노
조나단 리브스만 감독, 리암 니슨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원제 - Wrath of the Titans, 2012
감독 - 조나단 리브스만
출연 - 샘 워싱턴, 랄프 파인즈, 리암 니슨, 로자먼드 파이크
얼마 전에 올린 ‘타이탄’의 속편이다. 영화는 제우스의 아들 자랑으로 시작한다. 자기 아들이 크라켄을 물리쳐서 인간을 구원했다는 것이다. 자기가 괴물을 보내놓고, 아들이 물리쳤다고 뿌듯한 감정을 섞어 말하는 걸 보면서 기가 찼다. 아들 바보가 따로 없다.
지난 편의 영웅 페르세우스는 부인을 잃고 어린 아들과 함께 어부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제우스가 찾아온다. 인간들이 신에게 기도하지 않으면 신은 힘을 잃고, 모든 것이 신들이 등장하기 전으로 돌아간다는 제우스는 말한다. 그렇게 되면 봉인시켜두었던 괴물들이 다 풀려나고 세상이 혼란스러워지기에, 신들에게 힘을 빌려달라고 그는 아들을 설득한다.
한편 자신을 속여 지하 세계를 다스리게 한 제우스에게 여전히 화가 나있는 하데스는 함정을 판다. 제우스의 아들인 아레스를 꼬여서 아버지를 배신하게 만든다. 제우스와 포세이돈이 쓰러지자 세상에는 온갖 이변이 속출한다. 그동안 신의 힘으로 억눌려있던 괴물들이 출몰하여, 인간을 공격한다. 제우스를 구하고 크로노스가 봉인에서 풀려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간을 또 한 번 구하기 위해 페르세우스는 지난번에 구해줬던 안드로메다 여왕과 포세이돈의 인간 아들과 팀을 이룬다. 파티원이 다 모였으면 레어 아이템 장착은 기본! 이제 인류의 운명이 걸린 대 전쟁이 시작된다.
역시 CG는 뛰어난 영화였다. 인간의 과학 기술은 이제, 머리가 두 개 달린 새라든지 사이클롭스나 미노타우르스같은 상상 속의 괴물들을 살아있는 존재로 만들었다. 또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대형 신전이라든지 크로노스가 갇혀있는 지하 미로는 진짜 실감나게 구현했다. 와, 진짜 멋졌다. 대박!
하지만 역시 스토리나 그 진행은 부실했다. 인간들이 더 이상 믿어주지 않아서 힘을 잃은 신들. 그래서 그들은 자기가 인간 세계에 뿌린 반인반신의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의지한다. 어쩌면 이제는 사라져버린 신화시대를 뜻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신이란 인간의 믿음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존재라는 은유적인 표현일지도 모르고.
하여간 전반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왜?’라는 물음이 계속 나왔다.
왜 아레스가 갑자기 반인반신 동생 페르세우스에게 질투를 느껴 아버지 제우스를 배신했는지 정확하게 나오지도 않는다. 그 질투심이 영화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의 중심인데,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제우스가 대놓고 편애하는 장면도 없었는데 말이다. 어차피 신에게 아버지의 정이란 별 의미가 없지 않을까? 가족 관계를 그렇게 중시하는 놈이 형수인 아프로디테와 왜 불륜을 저질렀을까?
아, 하긴 그 집안이 원래 아버지 뒤통수를 치는 게 전통이긴 하다. 크로노스는 우라노스의 뒤통수를, 제우스는 크로노스의 뒤통수를 쳤다. 그러니 아레스가 제우수를 배신하는 건 집안의 전통을 이어가는 성스러운 행위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왜 다른 신들은 등장하지 않는 걸까? 제우스가 사라지면 언제나 뒤를 쫓는 헤라는 왜 이번에 나타나지 않은 걸까? 설마 바람만 피던 남편이 처참하게 당하는 꼴을 고소하다고 보고 있던 걸까? 왜 신이라면서 결국엔 육탄전을 벌이는 거지? 능력은 어따 갖다 버리고? 페르세우스 아들은 언제 저기에 있었지? 누가 불렀지?
그리고 영화 내내 원기옥을 모으던 크로노스는……. 왜 나왔을까? 최종보스가 분명한데 왜?
1편과 마찬가지로 화면만 멋진 영화였다.
영화를 보면서 크로노스는 화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뜨거운 열로 가득한 그는 지하 깊은 곳에 갇혀있다. 그가 입을 열 때마다 화산에서는 연기와 불길이 튀어나온다. 지상으로 나온 그의 손과 발이 닿는 곳은 파괴되고 녹아버린다. 그러면 크로노스와 맞서 싸운다는 것은 자연에 대항한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영화에서는 이겨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 자연도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그린 영화인가보다. 하지만 그것을 이룬 것은 평범한 인간이 아닌 반신반인이었는데, 갑자기 떠오르는 모 시장님의…….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