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플레인 - [할인행사]
짐 에이브림즈 외 감독, 로버트 헤이즈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원제 - Airplane!, 1980

  감독 - 짐 에이브러햄스, 데이빗 주커, 제리 주커

  출연 - 줄리 해저티, 로버트 헤이스, 카림 압둘-자바, 데이비드 레저



  매번 호러 영화만 보기에, 가끔은 다른 작품도 보자는 의견에 따라 골랐다. 애인님도 나도 기분이 우울하고 일에 너무 치여서, 그냥 멍하니 보면서 웃을 수 있는 작품을 고르다보니…….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니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


  영화는 온갖 패러디와 개그의 범벅이었다. 예전 영화이긴 하지만, 어떤 영화의 어떤 장면을 패러디했는지 생각하는 재미도 있고, 황당하고 기발한 상황으로 웃음을 주는 개그 부분도 좋았다. 감독이 영화 '총알 탄 사나이 The Naked Gun : From The Files Of Police Squad!, 1988'를 만든 사람이었다.


  내용은 간단하다. 비행기 조종사였지만 팀원들을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남자가 있다. 자신을 떠나려는 애인을 잡으려고 그녀가 승무원으로 일하는 비행기에 무작정 올라탄다. 그런데 기내식이 잘못되어 그것을 먹은 사람들이 다 식중독으로 쓰러진다. 기장 세 명까지 다 포함해서! 결국 그는 자신의 공포증과 싸워 비행기를 무사히 착륙시킬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애인과 재결합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생긴 것은 멀쩡하게 생긴, 멜로드라마의 주연을 하면 딱인 두 남녀가 진지한 얼굴로 개그를 하고 있으니 그 자체로도 웃겼다. 중간에 반가운 얼굴도 보이고.


  시작부터 영화는 '난 패러디'라고 대놓고 말한다. 구름 사이로 상어 지느러미 같은 것이 돌아다니면서, 유명한 영화 '조스 Jaws, 1975'의 음악이 흐른다. 그리고 상어가 솟구쳐 사람을 습격하듯이 비행기가 콰앙하고 모습을 드러낸다. 거기다 기차역에서의 흔한 연인의 이별 장면이 비행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부분도 웃겼다. 뜬금없는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 Saturday Night Fever, 1977' 댄스 장면도 재미있고. 처음에는 좀비들이 나오는 줄 알았다.


  아, 이건 직접 봐야 왜 재미있는지 알 수 있다.


  유명 작품뿐만 아니라, 예전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장면이나 인물을 조금씩, 어떤 장면은 아주 많이 비틀면서 웃음을 주기도 했다. A 다음에는 당연히 B로 갈 줄 알았는데, 갑자기 Z로 가버리는 격이다.


  비행기 착륙을 유도하는 형광 봉을 든 남자가 친구의 질문에 방향을 알려주기 위해 손짓을 하는 순간, 커다란 비행기가 그 방향에 따라 잘못된 곳으로 기체를 움직이는 장면은 황당하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거기다 안내 방송하는 사람들끼리 의견이 안 맞아서 싸우는 바람에 승객들이 우왕좌왕한다든지, 불안해하는 어린 소녀에게 노래를 연주해주다가 흥에 겨워 오버한 나머지 환자의 링거 주사를 건드리는 장면 등등은 킥킥대면서 웃게 만들었다.


  물론 과학적으로나 논리적으로 보면 말이 안 되는 장면의 연속이라, 이게 뭐냐고 화를 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그냥 웃자고 만든 작품이니, 심각하게 그런 걸 따질 이유는 없다고 본다. 재미로 모든 것이 다 허용되지는 않지만, 이 정도의 재미라면 괜찮을 것 같다.


  아, 갑자기 총알 탄 사나이도 보고 싶어졌다. 내 개그 코드는 이런 시리즈와 맞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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