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을 쌓는 아이 숨 쉬는 역사 1
안선모 지음, 최정인 그림, 한양도성연구소 감수 / 청어람주니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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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안선모

  그림 - 최정인

  감수 - 한양도성연구소




  안녕? 나는 물미. 올해 열네 살 된 여자아이야.


  난 두만강 근처 마을에서 살아. 두만강 알지? 모른다고? 야, 지도 좀 봐라. 그럼 너 여진족은 알아? 몰라? 헐, 너 바보야? 자, 잘 들어. 여진족은 두만강 건너에 사는 활을 잘 쏘는 사람들이야. 가끔 우리 조선에 쳐들어와서 먹을 걸 빼앗아 가기도 해. 그런데 여진족이라고 다 나쁜 사람은 아니고, 어떤 사람은 우리랑 같은 조선 사람이 되겠다고 하기도 해. 티무르도 그런 애야. 가끔 우리 집에 와서 먹을 걸 얻어 가는데, 사냥을 엄청 잘 해. 손재주도 좋아서 저번에는 나한테 가죽신발도 만들어줬다. 부럽지? 후훗.


  그런데 말이야, 문제가 생겼어. 한양이라고 임금님이 사시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 성을 쌓아야한대. 그래서 일을 시킨다고 마을 남자들을 다 데리고 가버렸지 뭐야.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우리 할아버지도 거기 끌려갔다가 돌아가셨는데, 아버지를 또 데리고 간 거야. 거기다가 나쁜 여진족이 쳐들어왔어! 난 숨어있어서 잡혀가지는 않았지만, 어머니가 끌려가셨어. 티무르가 잘 보호해드린다고 했지만, 걱정이야.





  결국 난 아버지를 찾으러 한양으로 가기로 했어. 먼 곳이지만 아버지를 찾아서 같이 어머니를 되찾으러 가야지. 그래서 난 남자아이로 변장을 했어. 아무래도 여자아이는 위험하잖아? 다행히 좋은 분들의 도움으로 겨우 도착할 수 있었어. 그런데 너무 힘이 들어서 그냥 쓰러져버렸지 뭐야. 정신을 잃은 날, 높은 벼슬을 하는 양반 댁에서 거둬주셔서 살 수 있었어. 김종서 장군이라고, 얼핏 보면 무섭지만 좋은 분이야. 그 분의 따님인 해원 아기씨가 이것저것 날 챙겨주셨어. 우선 거기서 심부름을 하면서, 아버지를 찾아보기로 했어.





  아, 겨우 만난 아버지는 많이 몸이 상하셨더라고. 난 하루라도 빨리 아버지랑 같이 돌아가려고 성 쌓는 일을 도와드리기로 했어, 인규 도련님이 알려주신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서 큰 돌도 금방 옮기고 그랬지.


  우와! 우와! 큰일이야! 나라님께서 날 보시겠다는 거야! 우왕! 떨려! 어떡하지? 내가 여자라는 걸 들키면 쫓겨날까?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평소에 생각했던 걸 말씀드리는 것도 좋을 거 같아. 할아버지처럼 성을 다 쌓고 집에 오다 돌아가시는 일이 없어야 하고, 우리 같은 사람들도 쉽게 배울 수 있는 글자라도 있으면 좋겠고. 아, 여진족에게서 우리를 좀 안전하게 보호해달라고 부탁도 드리고.




  하아, 너무 인자하셨어, 우리 임금님은. 평민 주제에 임금님에게 할 말 다하고 살아난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야.


  드디어 성을 다 쌓았어. 해원 아가씨의 도움으로 난 내 이름만 겨우 배워서, 돌에 새겼지. 궁금하면 찾아봐. 임금님이 나한테 선물을 주셨어! 뭐지? 예쁜 치마저고리잖아? 뭐야, 임금님을 알고 계셨다는 거야? 어떻게? 대단해!




  이제 아버지랑 고향으로 돌아갈 거야. 빨리 어머니를 찾아야지. 그럼 안녕. 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응? 아쉽다고? 그럼 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성을 쌓는 아이’를 읽어봐. 내가 까먹고 잊은 이야기도 많이 들어있을 거야. 그럼 난 이만 간다. 지도 좀 보고, 역사 공부하는 거 잊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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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이 책을 읽다가, 물미가 만난 임금이 누굴까 생각해봤다. 설마?


  조선의↗궁궐에↘당도한 것을→환영하오↘낯↘선↗이여↘

  나는↘나의↗ 훌↗륭한↘백성들을↗ 굽↗어↘살피는↘

  깨우↗친↘ 임금↗ 세↘종↗이오↘ ……이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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