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밤 ㅣ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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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Endless Night, 1967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이 책을 읽기 전에 기대를 많이 했었다. 그녀가 직접 뽑은 자신의 작품 베스트 10에 들어가는 책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아가사 크리스티가 뽑은 자기 자신의 작품 베스트 10은 다음과 같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예고살인', '오리엔트 특급살인', '화요일 클럽의 살인', '0시를 향하여', '비틀린 집', '누명', '움직이는 손가락' 그리고 '끝없는 밤'이다. 


  지금까지 읽은 7개의 작품들이 다 마음에 들었기에, 이번 책도 ‘당연히’라는 기대를 품고 읽었다. 하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말이 떠오르는 소설이었다.


  이 책은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고, 불행한 일이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남자의 입을 통해 서술되고 있다. 부유한 어린 소녀가 어떻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노력하는지, 자신의 인생을 자기가 선택하고 얼마나 행복해했는지 보여준다. 그러면서 인간의 추악함과 욕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말한다.


  그러나 음, 뭔가 이상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에 감성적인 면을 덧붙인 느낌이 드는, 작가가 지나치게 감정이입을 해서 감정 과잉의 상태에 이른 것 같았다. 설마 그게 포인트였을까? 기존의 서술 방식을 바꿔서, 심리 묘사에 치중하여 섬세한 여류 작가 특유의 분위기를 내는 것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내 취향에는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 더 깔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책은 너무 연애와 감정의 흐름이 강조되어, 얼핏 보기엔 추리 소설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반까지는 그야말로 부유한 상속녀와 가진 것 없는 청년의 영화 같은 만남과 운명적인 사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주위의 눈을 피해 비밀 연애를 하고, 기습 결혼식을 올리고. 그냥 로맨스였다.


  후반에 와서야 사건이 터지는데, 그냥 어영부영 해결이 되어버렸다. 그 점이 마음에 안 들었다. 추리 소설인데! 피가 철철 흐르고 사람이 여럿 죽어나가는 걸 바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긴장감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초반에 집시 노인의 경고가 나오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행복한 가운데도 불안감이 둥둥 떠 있거나 이상한 징조를 느낄 수 있어야하는데, 그 역할을 해야 할 복선이 너무 흐지부지 잠깐 떠돌다 사라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건에 집중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읽은 크리스티의 소설 중에서 제일 재미없었다. 하지만 이번 책을 읽으면서 이 분도 사람이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하긴 내놓는 책마다 다 내 마음에 들면, 그게 사람인가? 귀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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