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위의 카드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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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Cards on the Table, 1936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어찌된 일인지 이 작품과 '3막의 비극'이 헷갈린다. 아마 '3막의 비극'에서 포와로가 카드 쌓기를 하면서 사건을 재정립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자연스레 이 작품의 제목과 연결이 되었나보다.


  여기서는 '브리지'라는 카드 게임이 나온다. 내가 원래 그런 게임은 좋아하지 않고 잘 안 해서 책에 나온 설명만으로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하긴, 아직까지 고스톱을 치지도 못한다. 명절 때 친척들이 모이면 난 그냥 그림 맞는 것만 찾고, 점수 계산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정도니까.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포와로는 지문을 뜨고 돋보기를 들고 사건 현장을 살피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가 중요시하는 것은 바로 심리! 이번에는 카드 게임의 점수표를 복기하면서 범인의 심리와 가장 유사한 사람을 골라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래서 내가 카드 게임을 못한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랬다면 같이 추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남자들에게 미움을 받는 한 남자가 있다. 여자처럼 화장을 하고 향수를 뿌리고 곱상하게 옷을 입는 취향 때문이리라. 요즘에 태어났다면 인기 아이돌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그에게는 독특한 취미가 있는데, 바로 범죄를 저지르고도 잡히지 않은 범죄자를 모으는 것이다. 모은다고 해서 방이나 우리에 가둬두고 그러는 게 아니라, 그냥 그들의 범죄행각을 증거와 함께 알고 있는 것이다.


  어느 날 그가 범인 네 명과 탐정 네 명을 초대한 기묘한 파티를 연다. 그리고 파티의 마지막 순간에 범인 한 명을 밝히겠다는 암시를 한다. 식사를 마치고 여덟 명이 두 팀으로 나뉘어 카드 게임을 하던 중, 그가 살해당한다. 바로 옆에서는 사람들이 게임을 하고 있는 그 순간에, 범인은 대담하게 일을 저지른다.


  그 자리에 초대되었던 포와로는 카드 게임 점수를 보면서, 범인을 밝혀내기로 한다. 아마 속이 쓰렸을 거다. 옆방에 있었다지만, 자기 구역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졌으니 말이다.


  이 책에서 올리버 부인이 등장한다. 핀란드 출신 탐정을 만들어낸 유명 여류 추리소설작가인데, 어쩐지 크리스티 본인의 아바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작품 중에 '도서관의 시체'라는 소설이 있다는데, 크리스티의 작품에도 '서재의 시체'가 있으니까 말이다. 거기다 내각의 파티에서 잃어버린 서류를 찾는 내용도 단편으로 읽은 것 같다. 입버릇처럼 '경시청에 여자가 있었다면…….'이라고 말하면서, 여자의 육감을 중요시하는데 꽤나 유쾌한 성격이었다. 포와로나 미스 마플과는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책을 읽다가 재미있는 대목.


  "새로 산 일제 면도솔에서 감염되었어요. 까딱 실수해서 생긴 결과치고는 너무 끔찍하지 않아요? 그 이후로 난 일본 물건은 살 생각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았어요."

  "'영국제를 사라.' 이 말이 나의 모토입니다." -p.179


  1936년도면 2차 대전이 벌어지기 전인데, 영국이 일본에서 물건을 수입했었나? 그 때는 두 나라가 사이가 좋았던가? 하긴 1차 대전 때는 같은 연합국이었으니까, 전쟁 발발 전까지는 교류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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