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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 - 그 집이 내게 들려준 희로애락 건축 이야기
구본준 지음 / 서해문집 / 2013년 2월
평점 :
부제 - 그 집이 내게 들려준 희로애락喜怒哀樂
건축 이야기
저자 -
구본준
마음을 품은 집. 제목을 읽고
생각에 잠겼다. 집이 마음을 품을 리는 없고, 누구의 마음을 품은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그것을 찾는 것에 집중했다.
이 책은 희로애락이라는 소제목에
맞춰서, 각각 4개씩 모두 16개의 건축물을 얘기하고 있다. 한국의 건물도 있고, 외국의 것도 있다.
희喜에는 ‘이진아기념도서관’,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어린이대공원 꿈마루’, ‘기적의 도서관’을 소개하고 있다.
슬픔도 기쁨으로 승화시키거나
아무도 몰랐던 선배의 작품을 찾아낸 기쁨 내지는 새로운 도전을 하여 그것을 이루어냈을 때의 기쁨 또는 건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건축물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딸을 잃은 슬픔을 다른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지음으로 기쁨으로 승화시킨 ‘이진아기념도서관’ 편에서는 마음이 짠했다. 특히 ‘우리 동네에 도서관이 생겨 너무 좋지만 그래도 진아
양이 살고 도서관이 없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메모를 읽고는 눈물이 핑 돌았다.
로怒에서는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도동서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옛 부여박물관’을 보여준다.
건물의 설립 과정에서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내거나, 건물의 존재 자체가 분노를 자아내는 작품들에 이야기하고 있다.
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으니 설명을 하자면 건물의 존재 자체가 분노를 자아내는 것은 서울 성산동에 있는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이다. 그 건물에 전시되어있는
할머니들의 사진이나 작품들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암울하고 화나는 일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무능했던 그 당시 조상들과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른
일본에 대해 화가 난다. 또한 지금도 그 할머니들을 욕보이는 일부 사람들에게도 분노를 느끼고 말이다.
애哀에서는 ‘봉하마을 묘역’,
‘시기리야 요새’, ‘프루이트 아이고와 세운상가’, ‘아그라포트’가 소개된다.
너무도 슬프고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건물에 얽힌 이야기가 들어있다. 무책임한 정치가 빚어낸 수많은 사람들의 슬픔이 느껴지는 것 같은 ‘프루이트 아이고와 세운상가’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무조건 없애지 말고, 남겨두어서 국가 내지는 도시 행정을 맡으려는 사람들에게 본보기로 보여주면
어떨까?
락樂은 ‘창덕궁 정자’,
‘선교장’, ‘충재’, ‘문훈발전소’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한국 정자 건축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창덕궁의 여러 정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봄에는 꼭 구경을 가리라 마음을 먹었다. 전에는 멋도 모르고 안내원을 쫄래쫄래 따라가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으리라.
조선의 뛰어난 건축가는
학자들이라는 ‘충재’ 부분에서는 ‘헐!’ 하다가 ‘아, 그렇구나.’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건축은 자신의 미적 감각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일 테니 말이다. 그리고 사람의 미적 감각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냐에 달라질 것이고, 그것은 그가 배운 학문이나 가치관에 바탕을 두고 있을
테니까. 어쩌면 조선 시대의 학자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건축을 통해 표현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처음
품었던 의문 ‘누구의 마음을 품은 집인가?’의 답을 찾았다. 그 건물을 설계한 사람 그리고 그것을 만들 계기를 마련한 사람의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그 건축물을 보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집에는 말이야, 숨겨진
이야기가 있어. 궁금해? 그러면 내 이야기를 들어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