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퍼리션
토드 링컨 감독, 톰 펠튼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Apparition, 2012

  감독 - 토드 링컨

  출연 - 애슐리 그린, 세바스찬 스탠, 톰 펠톤, 줄리아나 귈



  찰스 실험이라는 것이 있다. 1973년, 몇 명의 사람들이 죽은 동료를 불러내는 실험을 한 것인데, 그 때 찍은 사진을 보면 뒤에 뭔가 희미한 사람 얼굴 같은 것이 존재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세 명의 젊은 과학도들이 그 실험을 다시 시도한다. 최첨단 과학 기기를 사용한, 말하자면 21세기 강령술이다. 그런데 이런! 실험이 잘못되면서 그 중 한 명인 리디아가 벽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살아남은 사람 중의 하나인 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여자 친구인 켈리와 이사를 한다. 그런데 새 집에서 이상한 일이 계속된다. 갑자기 잠긴 문이 열린다거나 옆집 개가 죽어나가고, 장식장이 저절로 움직이더니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마구마구 피는 등등.


  그 와중에 또 다른 친구인 패트릭에게서 연락이 오는데, 얘가 바로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말포이 역할을 맡았던 배우이다. 그는 연구실에 혼자 남아서 실험을 계속했고, 그 와중에 뭔가 잘못되면서 두 차원의 균열을 더 벌렸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틈에서 뭔가가 나왔다고 한다. 결국 두 친구는 다시 뭉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를 상대하고, 틈을 막기로 하는데…….


  영화는 초반부터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을 준다. 특히 공포에 질린 켈리를 텐트에 재우고, 벤이 집 안을 조사하러 들어가는 부분은 으……. 집에 설치된 CCTV의 시점으로 보여주는데, 아니 이런! CCTV가 막 움직이면서 텐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다가 팍 꺼지고.


  그런데 영화는 중반을 넘어가면서 서서히 흥미를 잃어가게 만든다. 특히 자기 집에 뭔가 있다는 걸 벤이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서 이상해졌다. 아니 그런 실험을 해본적도 없고 귀신 찾는 일도 안 해봤으면서, 무조건 화를 내고 그를 내쫓는다. 그리고 혼자서 귀신을 찾겠노라 난리를 피우는데, 그냥 웃음만 나왔다. 뭐하냐, 너?


  인물의 심리적 갈등이 드러나는 부분은 지루하고 느슨한데,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활약하는 부분은 보는 사람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방을 봉쇄하려고 밖에서 못질을 하던 여주인공이 갑자기 방안으로 이동되는 부분은 그 발상이 괜찮았다. 거기다 그 안에서 슬그머니 기어 나오던 가느다랗고 하얀 팔은 인상적이었다. 분노한 그 존재가 집안을 온통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장면도 놀라웠다. 기둥 사이에 박힌 텔레비전이라든지 계단 사이에 녹아든 소파. 문득 예전에 책에서 '필라델피아 실험'의 사진이라고 본 것이 생각났다. 꼭 그거 같았다.


  몇몇 장면들은 '헐'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여러 가지 아쉬운 점과 궁금점이 생겼다. 도대체 연구실에서 학생이 사라지는 일이 있었으면, 지도 교수라든지 그런 사람들은 몰랐을까? 그리고 경비업체에서는 순찰을 돌 텐데, 그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던 걸까? 아니면 순찰을 안도나?


  마지막 장면을 보고나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어떤 상황인지 자세하게 의문점과 내 생각을 쓰면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패스하겠다. 아, 이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오래된 서양의 심령사진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솔직히 그게 더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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