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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 관 ㅣ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용태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4월
평점 :
원제 - Sad Cypress, 1940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한
남녀가 있었다.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왔기에 자연스레 연인이 되고 당연히 결혼하기로 되어있던 두 사람. 그들에게는 부유한 노부인 친척이 있었다.
여자 엘리노어는 노부인 쪽, 남자 로더릭은 노부인의 남편쪽의 친척이었다. 한편 죽을 날만 기다리는 노부인에게는 그녀를 돌봐주는 고용인의 딸
메리와 두 간호사 홉킨스와 오브라이언이 있다. 특히 메리를 귀여워해서 그녀를 유학까지 시켜줄 정도였다. 어느 날 어린 꼬마라고만 생각했던 그녀
메리를 보는 순간, 로더릭은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노부인이 유언장도 없이 죽는 바람에, 재산을 몽땅 물려받게 된 엘리노어. 하지만 돈을 얻는 대신,
사랑하는 로더릭을 잃었다. 그러던 중에 메리가 독살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엘리노어가 만들어준 샌드위치를 먹고 난 뒤여서, 모든 의심은 자연스레
그녀에게 쏠린다. 설상가상으로 노부인의 죽음 역시 자연사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녀는 두 건의 살인 혐의로 재판정에 서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짝사랑하던 마을 의사 피터 로드의 부탁으로 포와로가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사건은 참으로 엘리노어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 간호사들의 증언도 그렇고 로더릭과 얽힌 문제도
그러하다. 심지어 그녀마저도 자신을 변호하지 않는다. 메리를 미워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그것에 대한 벌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자신에게 가혹하고
엄격하다. 어쩌면 그렇기에 포와로가 그녀의 유죄를 믿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다른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함인데, 그녀는
자신을 위해 거짓말을 하지 않을 사람이니 말이다.
그리고 사건의 방향은 포와로가 등장하면서 바뀌기 시작한다. 사소한 것 하나 버리지 않고 꼼꼼하게
조사하는 그의 철두철미한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책을 읽으면서 왜 그런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을까하고 경찰과 변호사를 탓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이미 그녀를 유죄로 보고 사건을 진행했기 때문이 아닐까? 동기도 있고,
기회도 있고. 그래서 거기에 맞춰서 증거를 바라보고 끼워 맞췄기에, 그 사소한 말에 의미를 두지 않은 게 아닐까? 만약에 그렇지 않았다면, 그
말을 한 사람에게 의심을 품었을 것이다. 그래서 조사를 했다면……. 음, 그러면 포와로가 등장할 필요가 없어지겠구나. 그건
결사반대!
이
세상에 엘리노어와 비슷한 처지에 처해있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마 한두 명이 아닐 것이다. 모 방송국의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보았던, 경찰의 강압에 의해 살인죄를 뒤집어쓴 십 대 청소년의 얘기가 생각났다. 그가 범인이라고 단정 지어
수사를 했기에, 달리 볼 수 있는 사소한 증거나 증언이 무시되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똑같은 것을 봐도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기억해내는 것이 다르고, 표현하는 법이 다르다.
지난달에 읽은 '회상 속의 살인 Murder in Retrospect, 1943'에서 그 사실이 잘 드러난다. 한 가지 사건을 두고 다섯 명의
이야기가 조금씩 달랐다.
그러니까 사건을 수사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걸 기억해야 한다. 모든 것을 한 방향으로만 보면 안
된다. 아닐 수도 있다는 걸 감안하고 모든 증거를 여러 가지 각도로 보아야 한다. 그래야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참고로 이 소설의 범인은 진짜 나쁜 X였다. 어쩜 그런 짓을! 하긴 나쁜 X니까 살인을 저지르고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 거겠지.
오랜 기간 동안 사귄 여인을 버려두고 더 어린 여자에게 마음을 주던 로더릭을 보는 순간, 이 노래가 생각났다. '남자는 다 그래.' 나쁜…….
오타 발견. p.23쪽 10째 줄
홉킨스 간호가 말했다. → 홉킨스 간호사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