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 확장판 : 한정판 스틸북 (2disc)
피터 잭슨 감독, 이안 맥켈런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Lord Of The Rings: The Return Of The King, 2003

  감독 - 피터 잭슨

  출연 - 일라이저 우드, 이안 맥켈런, 비고 모르텐슨, 숀 애스틴




  영화는 스미골이 어떻게 골룸이 되었는지 지나간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낚시하다 주운 반지 때문에 소중한 친구와 다투게 되고, 급기야는 그를 죽이고 만 슬픈 기억. 그래서 마을에서 쫓겨난 스미골은 혼자서 외로움에 지친 나머지 골룸이라는 또 다른 인격을 만들어 내고 말았다. 이후 그에게는 오직 한 가지 생각, 반지밖에는 없었다. 마이 프레셔스~


  세계 제패를 꿈꾸는 사우론, 왕위를 움켜쥐려는 섭정 데네소르 또는 사루만 그리고 골룸 같은 이들은 집착은 좋지 않다는 걸 잘 보여주는 예이다. 결국 그 때문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마지막엔 목숨까지 버리게 된다.


  이 작품에서 말하는 반지란 인간을 유혹하는 뭔가를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재물이나 명예, 권력 아니면 이성 같은 것들 말이다. 한 번 맛보면 절대로 놓치기 싫은,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갖고 싶은. 그래서 반지를 가진 자는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그것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파멸을 앞둔 광기만 남은 인간이 되느냐 아니면 그 전에 욕심을 버려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한 존재로 남느냐.


  하지만 인간은 약한 존재이기에 언제나 흔들리고 유혹에 넘어간다. 유혹을 이기지 못한 사우론이나 골룸은 파멸을 맞았고, 반대로 주위의 도움으로 이겨낸 프로도는 영웅이 되었다. 물론 곁에 좋은 친구들이 없었으면 그 역시 실패했을 것이다.


  이번 편에서 프로도는 진짜 때려주고 싶었다. 아마 내 옆에 있으면 ‘그게 아니잖아!’라면서 엉덩이를 팡팡 패줬을 것이다. 더불어 뺨도 때려주고 발로 밟아도 주고 채찍도 휘두르…… 이건 아니다. 도대체 그 오랜 시간동안 같이 지낸 친구의 말보다 의심스런 낯선 이를 믿다니, 도대체 애가 어떻게 된 게 아닐까? 아무리 반지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뭔가에 심취한 사람은 이성을 잃기 마련이다. 도박이나 술, 권력 심지어 불륜 등등에 한번 빠지면 옆에서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패주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게다가 샘은 왜 이리 우직하고 충성스러운지, 보는 내내 눈물이 앞을 가렸다. 자기는 쫄쫄 굶으면서 프로도에게는 빵을 주고, 오해를 받아 따돌림을 당하지만 꿋꿋이 그를 돕고. 거미에게 잡혀 죽을 뻔 했을 때도 샘이 구해주고. 저번 감상문에서도 썼지만, 프로도는 죽을 때까지 샘에게 감사하면서 살아야한다.


  상영 시간이 4시간 30분에 가까운 감독판이라서 그런지, 예전에 극장에서 봤는지 안 봤는지 가물가물한 장면이 많았다. 모든 전투 장면은 훨씬 더 길어진 것 같고, 마지막 부분에서도 못 본 장면이 들어간 것 같다. 그래서 보는데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영화 상영 시간은 두 시간을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 3시간을 넘어가면서 날도 더운데다가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


  아라곤이 저주받은 자들과 협상을 맺으러 갔을 때, 수많은 해골이 쏟아지는 부분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아, 나한테 저런 일이 생기면 그냥 기절하고 말았을지도. 원효대사님이라면 물 컵이 많아졌다고 좋아하셨을까.


  이 작품의 압권은 뭐니 뭐니 해도 미나스 티리스 전투지만, 그 전에 봉화가 올라가는 장면에서도 소름이 짝 끼쳤다. 애니메이션 ‘뮬란 Mulan, 1998’에서 이미 비슷한 장면이 나왔지만, 영화와 애니는 다른 법. 그 때는 ‘오!’했지만, 여기서는 ‘아아!’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 감동적인 부분을 꼽자면, 프로도가 반지를 용암에 던질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 사람들이 사우론의 본거지에 공격을 가할 때였다. 프로도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들. 그 덕분에 프로도와 샘은 오크 무리를 피해 용암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리고 아라곤과 간달프가 이끄는 군대가 오크 부대에 둘러싸여 전멸할 위기에 처했을 때,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이하 생략. 스포일러는 나쁜 거죠! 모두가 다 똑같이 한 가지를 염원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한다.


  물론 그 중에 다른 걸 원한 이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반지를 원한 골룸……. 어쩐지 영화 ‘터미네이터 2 Terminator 2 : Judgment Day, 1991’를 연상시켰다.


  위에서도 조금 언급했지만, 이 영화는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유혹에 흔들리지 마라 그리고 좋은 친구들을 옆에 둬라.


  흐음, 맨날 먹는 유혹에 빠지는 나는……. (조용히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과자 봉지를 뜯으려다가 기겁을 하고 한참 고민하다가 과자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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