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 The Clinic, 2009
감독 - 제임스 라비츠
출연 - 타브렛 베델, 앤디 윗필드, 프레야 스태포드, 클레어 보웬
이 영화 광고에는 꼭 따라붙는 문구가 있다. ‘실화를 배경으로 한’이다. 그렇지만 영화에서와 똑같은 일이 진짜로 있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고, 모티브만 따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임산부 배를 갈라 아이를 빼앗아 간 사건이 외국에서 있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은 나니까.
그래서 한동안 그런 류의 사건을 다룬 범죄 수사 드라마가 만들어졌었다. ‘크리미널 마인드 Criminal Minds’도 그렇고 ‘로 앤 오더 CILaw & Order: Criminal Intent’에서도 그랬고. 생각해보니 프랑스 영화 ‘인사이드 A l'interieur, Inside, 2007’도 비슷한 설정이었다.
위에서 대충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영화는 임산부를 잡아다가 아이를 강제 출산시키는 집단과 그들에게서 아이를 되찾아 탈출하려는 여자의 사투가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남편은 행방불명된 부인을 찾으려고 밖에서 애쓰다가, 일당에게 험한 꼴을 당한다. 그런데 이런 말하면 좀 미안하지만, 하나도 도움이 안 되었다.
영화는 그런 기본적인 줄거리에 몇 가지를 더 첨부했다. 배틀 로얄식으로 자기 아이를 찾고 싶으면 다른 임산부들을 죽이라든지, 그 조직이 아주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어서 지역 유지와 경찰까지 연결되어있다는 등등.
이건 순전히 인간의 욕심 때문에 빚어진 비극이다. 아이를 가질 수 없으면 포기하고 부부끼리 잘 먹고 잘사는 방법이 있다. 그게 싫으면 고아원에서 아이를 데려다가 입양을 할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면 친척 아이를 입양하는 길도 있다. 방법이야 찾으면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멀쩡한 부부를 골라서, 부인을 납치하고, 강제로 수술을 해서 아이를 빼앗아 가냔 말이다. 그리고 왜 몸조리도 못한 산모들에게 ‘아이를 되찾고 싶으면 우리말을 들어라!’라며, 배틀 로얄식의 결투를 시키냔 말이다!
물론 그들에게도 이유가 있긴 하다. 가장 강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생존력이나 기타 여러 가지 면에서 우월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건 뭐, 히틀러가 주장했던 ‘아리아인 우월주의’와 별로 다를 게 없는 개똥만도 못한 이론이다. 그럼 부모가 천재면 자식도 천재인가? 반대로 생각해서 부모가 개자식이면, 자식도 개자식인가? 이건 개천에서 용난다는 일말의 희망마저 빼앗는 것이다. 게다가 엄마만 보고 아이를 고른다니, 그러면 엄마가 천재인데 아빠가 살인마면 어떡할까?
그런데 영화는 말미에 그 이론이 어느 정도 타당하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헐, 이게 뭐람?
물론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난다는 말과 사자는 고양이를 낳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얼굴도 기억 안 나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알고 보니 위대한 호카게였다던가 사신 내지는 훌륭한 왕 또는 뛰어난 전사였기에, 처음엔 개차반에 능력도 없어보이던 아들이 성장하며 그 뒤를 따른다는 내용의 작품들이 꽤 있다.
그러면 그렇게 입양된 아이들은 대를 이어 비슷한 운명을 겪어야 한다는 말인가? 핏줄의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초반, 중반 그리고 후반까지 다 좋았는데 막판 반전에 확 열이 받는 영화였다.
그런데 강제로 예정일도 안 되어 수술을 했는데, 영화에서처럼 막 뛰어다닐 수 있나? 올케들보니까 며칠은 꼼짝도 못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