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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이디 Q.E.D 2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5월
평점 :
품절
원제 - Q.E.D.證明終了
작가 - 카토우 모토히로 (加藤元浩)
이번에도 역시 두 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다. ‘로쿠부의 보물’과 ‘로스트 로얄’이다. 둘 다 ‘로’자로 시작한다.
1화 ‘로부쿠의 보물’은 ‘로쿠부 살인’ 전설에 얽힌 집안의 이야기이다. 로쿠부는 순례자를 지칭한다고 한다. 그가 갖고 있는 보물이 탐이나 살인을 하고 재물을 취했지만, 저주를 받았다는 집안의 이야기는 일본 어디에나 있는 전설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다른 일본 배경의 추리 만화나 소설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읽은 것 같다.
로쿠부의 보물 덕분에 부자가 되었다고 소문이 난 한 집안에서 연이어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토마는 MIT 다닐 때 알았던 은사의 부탁으로 그 집안의 고문서를 해독하러 갔다가 사건에 휘말린다. 사실 부탁을 거절하려고 했지만, 온천 휴양지라는 말에 혹한 가나의 억지로 가게 되었다. 거기서 로쿠부 분장을 한 살인마가 전설을 연구하러 온 대학 교수 일행을 공격하는데…….
이번 편에는 피가 많이 나왔다. 하지만 살해 현장을 깔끔하게 그려서 잔인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걸핏하면 할아버지의 명예를 거는 아이가 나오는 만화는 피가 난잡하게 튀고 사체를 엉망으로 그려서 ‘이건 좀…….’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렇지가 않았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면서, 상대가 자신의 바람에 맞춰 행동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그 사람을 자신이 상상한 틀에 맞추기 위해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제거한다. 과연 그게 사랑일까? 차라리 인형 놀이를 하고 말지.
그나저나 아스피린에 혈액 응고 억제 성분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2화 ‘로스트 로얄’은 참으로 마음에 드는 내용이었다. 물론 가나를 이리저리 발품을 팔게 만든 토마가 조금 얄미웠지만, 모르는 사람 일에 얽히기 귀찮아하는 그를 억지로 사건에 끌어들인 탓이라 생각한다.
존재한다는 소문만 무성한, 그 누구도 실체를 본 적이 없는 부가티 로얄이라는 환상의 자동차가 있다. 한 노인이 그걸 발견해 친구에게 맡겼지만, 배신을 당한다. 물론 아무도 노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애초에 그 차가 존재한다는 건 소문뿐이니 말이다. 오지라퍼인 가나 덕분에 사건에 끼어든 토마. 온갖 심부름과 발품은 그녀에게 시키고, 자신은 증거를 모아서 논리적 추론을 펼친다. 과연 그 차는 어디에 있는 걸까?
결론을 말하면, 차는 존재한다. 그런데 그 차의 존재가 드러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아!’하고 탄성을 질렀다. 이런 기발한 트릭이라니! 허를 찔렸다. 마치 엘러리 퀸의 단편집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1화에서 토마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그가 무서울 만큼 논리적 사고를 가질 수 있는 건, 이유는 모르겠지만 감정을 제로로 만드는 버릇이 있기 때문이에요.”-p.98
어째서 그렇게 자랐는지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가나와 같이 다니면서 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추리 만화인 동시에 주인공의 성장 만화라는 걸까?
볼만하다. 언제 바뀔지 모르지만, 2권까지 읽은 느낌은 그렇다. 일주일에 서너 권씩 보면, 40권 넘게 나왔으니 열주면 따라잡을 것 같다. 지금 예상으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