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The Last exorcism part 2, 2013

  감독 - 에드 게스-도넬리

  출연 - 에슐리 벨, 앤드류 센세닉



  생각해보니 1편의 감상문이 없다.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우선 2편 감상문 먼저 올리기로 했다. 1편을 볼 때 지루하다고 욕했었지만, 그래도 지금 생각하니 그게 더 나았다. 이상한 일이다. 소재로 따지면 2편도 괜찮은데 말이다.


  1편에서 악마의 아이를 가졌던 소녀 넬. 의식 도중 사고가 생기고, 혼자 살아남는다. 그리고 보호소에서 지내게 된 그녀는 서서히 그곳 생활에 익숙해진다. 다른 아이들처럼 화장도 하고, 수다도 떨고, 축제 구경도 가면서 과거를 잊어가는 듯하다. 하지만 그녀를 지켜보는 시선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지만, 예전에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다보면 이런 문구를 볼 때가 있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 영화에도 이게 필요하다고 본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알려줄 수 있도록 구성을 잘 닦고, 긴장을 줄 때는 바짝 조이고, 연결이 매끄럽게 잘 이어지도록 기름을 쳐야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영화는 별로 조이지도 않고, 주인공의 심리가 드러나다가 만 아쉬움이 있다.


  우선 넬의 심리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에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금방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좀 더 그녀에게 시련을 줬어야 했다. 주위 사람들이 다 그녀를 배신하고 따돌리고 떠나버렸기에 그랬다고 얘기하려고 했겠지만, 글쎄? 그런 에피소드들이 너무 단편적으로 흘러가서, 그녀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가 그런 과정에서 고통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 없었다. 몸 안의 악령과 자기를 찾아오는 악령 때문에 자기 자신이 괴로웠던 것뿐이지, 다른 외부 환경 때문에 힘들었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어쩌면 그녀는 자기에게 익숙한 환경으로 돌아가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낯선 환경에서 혼자 남겨졌다는 감정이 싫어서, 악령이건 뭐건 누군가 자기 옆에 있어주던 그 때가 그리웠던 게 아닐까?


  또한 그녀가 일상에 익숙해져갈 때쯤 찾아오는 과거의 악령들이 너무 밋밋했다. 처음엔 별거 아닌 것같이 하다가 점점 강도를 높여가야 심장이 두근두근 벌렁거리면서 '헐, 대박 무서워'를 연발하고 아무 것도 아닌 나뭇잎 스치는 장면에서도 기겁을 하며 놀랄 텐데, 이 영화는 그런 면에서 너무 단조로웠다. 마치 주머니에 비슷한 수준의 놀랄 거리를 넣어놓고 타이밍을 재다가, '옜다, 놀랄 장면이다'라며 아무거나 하나 꺼내 던져주는 느낌이었다.


  계단식 피라미드는 다단계 사업으로 다른 사람들 등칠 때나 나쁜 것이지, 호러 영화를 만들 때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 서서히 조여 오다가 클라이맥스에서 정점을 이루는 공포! 이 영화는 그런 점이 부족했다.


  악령이 넬을 따라다니는 이유도 좀 황당했다. 그러니까 그녀는 사우론의 절대 반지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걸까? 상영 시간은 길지 않은데, 내가 느낀 체감 시간은 무척이나 길게 느껴진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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