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 확장판 (2disc)
피터 잭슨 감독, 이안 맥켈런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Lord of the Rings : The Fellowship of the Ring, 2001

  감독 - 피터 잭슨

  출연 - 일라이저 우드, 이안 맥켈런, 비고 모르텐슨, 숀 애스틴




  예전에 극장 개봉을 했을 때, ‘와아-’하면서 봤던 영화이다. 그런데 확장판이 새로 나왔다고 해서, 뭐가 얼마나 달라졌을까 하는 호기심에 접했는데……. 하아, 난 역시 한 시간 반을 넘는 영화는 보면 안 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두 시간까지는 어떻게 견딜 수 있는데, 이 영화의 총 상영시간은 3시간 50분 정도였다. 다행스러운 것은 집에서 본 것이라, 중간에 쉴 수가 있었다.


  영화는 낭만적이었다. 흔히 생각하는 로맨스가 있어서 낭만적이라는 게 아니다. 용기와 우정, 사랑과 배려, 질투와 시기 그리고 두려움과 나약함 같은 인간의 감정을 멋진 배경 속에서 녹여냈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상상의 세계에 내가 진짜로 가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배경과 인물이 사실적이었다. 이 세상 어딘가에 아무도 모르는 곳에 호빗들이 살고 있고, 엘프들이 숲을 지키고 있으며, 오크들이 땅 속에서 나올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마법도 존재하고 말이다.


  중간계를 장악하려는 어둠의 왕 사우론을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반지. 동시에 그것은 사우론에게는 엄청난 힘의 근원이다. 그것을 없애기 위해 긴 여행을 떠나는 반지 원정대. 호빗, 엘프, 드워프, 마법사 그리고 인간이 한 팀이 되어, 반지를 노리는 사우론의 부하들과 싸워가며 긴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CG의 힘을 빌었겠지만, 영화는 웅장했다. 그렇게 티가 많이 나지 않았다. 거대한 석상들, 엄청나게 아득한 광산의 끝, 신비한 엘프 마을, 맑은 강과 폭포 그리고 드넓은 벌판과 높은 산 등등. 볼거리가 너무도 많았다.


  그런데 누군지 모르지만, 그 존재가 괜히 반지를 만들어서 엘프, 드워프 그리고 인간에게 주는 바람에 난리가 난 것 아닐까? 그들에게 준 반지가 권력의 상징이자 힘이기에, 모든 반지 그러니까 모든 권력과 힘을 갖기 위해 사우론이 절대 반지를 만든 것이다. 그러니까 애초에 반지를 만들지 않았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우론보다 그 반지를 만든 놈이 더 나쁜 거 같다. 누구야 도대체!


  왜 호빗이 반지를 운반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는지 생각해봤다. 호빗은 드워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작다. 키도 작고 다리도 짧고 거시기도 작……음, 이건 안 봐서 패스. 하여간 초등학생 정도의 체격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프로도는 칼도 못 다루고 활도 못 쏘고, 도무지 잘하는 게 없다. 그런데 왜 하필 그에게 그런 임무를?


  그 이유가 아무리 작고 보잘것없는 사람이라도 세계를 바꿀 힘을 갖고 있다는 교훈을 주는 것이라 말하는 책이 있다. 난 어쩌면 호빗이기에 인간과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인간의 권력욕이야 익히 알고 있는 것이다. 온 지구를 자기 것으로 알고,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부수고 훼손한다. 먹기 위함이 아닌 즐기기 위해 다른 동물을 죽이는 것은 인간이 유일하다는 말도 있다.


  초반에도 나왔지만, 사우론과 전투를 벌일 때 절대 반지를 부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이실두르는 반지를 손에 넣는 순간, 욕망에 사로잡혀버렸다.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반지 근처에만 있어도 그 힘에 매료되어 탐을 낸다.


  반면에 호빗은 자연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며 욕심내지 않고 살아가는 종족이다. 그래서 인간처럼 반지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물론 100% 안 받는 건 아니다. 덕분에 프로도는 고뇌하고 자기 자신과 싸워야했다. 인간들이 사는 바깥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희희낙락대면서 살아왔던 그였기에, 나약하고 의지박약아처럼 보이는 그이기에 고통은 더욱 더 컸다.


  원작자인 톨킨은 어쩌면 인간과 달리 욕심 없는 존재가 사악한 힘에 매료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그런 존재도 악의 힘을 물리치려면 엄청난 고통이 따르는데, 하물며 인간은 어떻겠냐고 묻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촉수 괴물인지 거대 문어인지가 물에서 프로도 일행을 공격할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오, 크툴루께서!


  게다가 광산에서 발록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게임 ‘디아블로 Diablo’가 떠오른 것은 나뿐일까? 예전 인터넷에서 본 디아블로 3편 만들겠다고 발표했을 때 사람들이 환호하던 동영상이 생각났다. 어쩐지 나도 환호성을 질러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반지 만든 사람 누군지 꼭 알고 싶다. 나한테 하나만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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