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잡아먹는 게 아니야! - 어쩌다 진짜 친구가 되어 버린 뱀과 도마뱀 이야기
조이 카울리 글, 개빈 비숍 그림, 홍한별 옮김 / 고래이야기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원제 - Snake and Lizard (2007년)

  부제 - 어쩌다 진짜 친구가 되어 버린 뱀과 도마뱀 이야기

  작가 - 조이 카울리

  그림 - 개빈 비숍



  친구는 먹는 게 아니라니, 도대체 어떤 아이들이기에 이런 제목이 나왔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뱀과 도마뱀의 이야기라는 설명을 읽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뱀과 도마뱀이 서로 잡아먹지 않던가? 아니면 뱀만 다 잡아먹고 도마뱀은 아니던가? 헷갈렸다. 하지만 검색은 패스.


  책의 겉장을 넘기면, 양쪽 면 가득히 온갖 곤충과 새나 쥐 같은 작은 동물들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두 친구의 먹이가 그려진 것 같다. 음, 난 별로 입맛이 당기지 않는다. 페이지를 넘기자.


  이야기는 뱀과 도마뱀 둘이 어떻게 만났고, 왜 언쟁을 벌였으면 그러다가 화해를 하고 같이 지내기로 했는지 보여준다. 처음에는 일광욕할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웠지만, 나중에는 자기들에게 없는 상대의 꼬리나 다리를 칭찬하면서 화해를 한다. 이후 같이 살면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사고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어지는 이야기도 있지만, 대개는 이야기 하나로 짧게 끝나는 구성이다.


  뱀이 좋아하겠다고 길에 떨어진 알을 하나 주워온 도마뱀. 하지만 그건 방울뱀의 알이었기에, 핀잔만 듣는다. 결국 마음이 상한 도마뱀은 뱀과 말다툼을 벌이게 된다. 방울뱀이 떠난 뒤에야 집에 돌아온 둘은, 청소를 하면서 화해한다.


  “우린 왜 만날 말다툼을 하는지 모르겠어.”

  뱀이 말했다.

  “우리가 서로 다르니까 그렇지. 하지만 뱀아, 그래도 넌 내 가장 친한 친구야.”

  도마뱀이 말했다.

  “너도 마찬가지야, 도마뱀아. 하지만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줘. 이제 깜짝 선물은 그만!”-p.49


  다르니까 친구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있다. 대개 비슷한 성격이나 취향, 그리고 비슷한 수준의 가정환경이어야만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요즘 세태와는 정반대의 얘기이다.


  나와는 다르니까 그 아이와 노는 것이 더 재미있을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 겪어보지 못한 것, 알지 못한 것을 그 아이는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록 싸울 때도 있지만, 그것도 나와 그 아이의 다름 때문이지 누구 한 사람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다.


  두 친구가 사업을 시작하는 이야기의 결말 역시 인상적이었다. 도우미 사업을 시작하는데, 작은 도움이면 벌레, 큰 도움이면 알을 받기로 했다. 그 때 메추라기 한 마리가 누군가 자기 알들을 훔쳐간다고 도움을 청한다. 그 때 도마뱀이 말한다.


  “미안해. 진짜, 정말 미안한데, 오늘은 업무가 끝났어.”-p.86


  처음에 둘이 알아가는 단계일 때, 알을 통째로 삼기는 것이 보기 흉하다고 뱀에게 뭐라고 했던 도마뱀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는 대사였다.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상대를 억지로 바꾸려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단점으로 보였던 것이 상대를 알게 되면 아무렇지 않아지거나 장점으로 보일 수도 있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도 하니까 말이다. 이럴 때 쓰는 말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처음에 가졌던 선입견이나 편견을 버리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를 나에게 억지로 맞추려고 하거나 무조건 상대를 따르지 않고,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로 등을 돌리고 밥을 먹기로 한 두 친구처럼 말이다. 나에게 맞추지 않는다고 나쁘다고 비난하며 관계를 끊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책은 그런 점들을 도마뱀과 뱀의 일상생활을 통해, 둘의 입을 빌어 말하고 있다. 도마뱀이나 뱀만도 못한 인간이 되지 않으려면, 편견을 버려야겠다.




책 앞부분에 있는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라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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