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 제시카 차스테인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원제 - Mama, 2013

  감독 - 안드레스 무시에티

  출연 - 제시카 차스테인, 니콜라이 코스터-왈다우, 메간 챠펜티어, 이자벨 넬리스




  포스터가 인상적이다. 어느 여인의 뒤에 숨은 꼬마아이. 두 사람의 옷과 손은 더러워져있지만, 꼬마는 그녀를 믿고 있는 눈빛이었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주식 시장이 붕괴된 어느 겨울 날, 아빠는 세 살과 한 살 난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숲으로 향한다. 모든 것을 포기한 상태로 회사 사람들과 부인을 죽인 그. 차사고로 우연히 들른 오두막에서 그는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습격을 받아 죽는다.


  그리고 오년 후, 두 소녀가 기적적으로 발견된다. 삼촌이 고용한 수색대가 숲을 뒤지다가 찾아낸 것이다. 도대체 그 오랜 시간동안 둘은 어떻게 숲에서 살아남았을까? 둘은 마마가 자기들을 지켜줬다고 하지만, 어른들은 믿지 않는다. 둘이 살아남기 위해 만든 허구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두 자매는 삼촌 부부가 맡아서 기르기로 하는데, 그 집에서 이상한 일이 자꾸 일어난다.


  오프닝이 끝나고 노래가 나올 때, 아이들의 낙서가 둘이 어떻게 살았는지 짐작하게 한다. 그리고 거기에 아이들 둘 말고 또 다른 존재가 그려져 있다. 산발하고 기묘하게 생긴.


  거기에 네 발로 기어 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는 짠한 아픔도 느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인간이지만 동물처럼 자랐구나. 문득 신문 기사에서 본, 산짐승이 기른 아이들에 대한 기사가 생각났다. 인도의 늑대 소녀였던가?


  세 살이었던 큰 아이 빅토리아는 그래도 기억이 남아있어서 금방 사회에 적응을 하지만, 한 살이었던 둘째 릴리는 그야말로 들짐승 그 자체였다. 네 발로 다니고, 인간의 언어가 아닌 으르렁대는 소리를 내며, 재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인간에게 경계심을 보이는…….


  잠깐만, 그럼 모글리는 어떻게 직립 보행을 하고 다닌 거지? 늑대가 키웠으니 당연히 네 발로 다녀야 하는 거 아닌가?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초반에는 긴장감이 있었다. 마마의 존재를 두고 아이들과 어른들의 대립 그리고 어른들도 그 존재에 대해 느끼는 과정이 차근차근 잘 그려져 있었다. 특히 방에 있는 아이들과 복도에 있는 어른을 한 번에 잡으면서, 방에서 아이들과 노는 마마의 그림자가 등장할 때는 '오!'하는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


  게다가 삼촌의 부인과 마마가 보이는 아이들을 둘러싼 미묘한 주도권 대결 같은 상황도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마마 때문에 사고를 당한 삼촌. 그래서 숙모인 에나벨은 아이들과 셋이서만 대저택에서 지내야했다. 덕분에 마마는 더욱 더 활개를 치고 다니고. 설상가상으로 숙모에게 마음을 여는 아이들에게 마마는 공포의 존재로 다가왔다. 오죽하면 빅토리아의 입에서 '그녀는 미쳤어!'라는 말이 나왔을까? 아이들은 숙모에게 따뜻함을 느끼는 동시에 그런 사실을 질투하는 마마에게 겁을 낸다. 그래서 더욱 더 긴장감을 주었다. 혹시 마마가 숙모까지 다치게 하는 건 아닐까? 자신에게서 멀어지려는 아이들을 해꼬지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결말에 다다르면서, 그 긴장감은 힘이 떨어진다. 어딘지 모르게 신파조의 분위기가 생긴 것이다. 모성애를 들먹이면서 눈물을 흘리라고 강요하는 듯한 그런 분위기. 그리고 결말도 마음에 안 들었다. 이게 뭐람? 왜 이런 식으로?


  그렇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그게 제일 나을 수도 있다. 결국 그녀는 사회에 적응을 제대로 할 수 없었으니까. 늑대가 기른 소녀가 인간 사회로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죽었다는 그 기사를 떠올리면 말이다.


  그나저나 마마의 외모는 왜 그렇게 무서울까하는 의문도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아이들을 돌보는 엄마인데, 일본 만화가 이토 준지의 작품에 나오는 무서운 얼굴의 여인을 닮았다. 음, 어린 시절 각인 효과 때문에 아이들은 그녀가 흉측하다거나 무섭다는 생각이 안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외모 지상주의인 사회를 비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빅토리아로 나온 꼬마 소녀의 연기가 참으로 눈물을 자아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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