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Wrong Turn 3: Left for Dead, 2009

  감독 - 데클란 오브라이언

  출연 - 톰 프레데릭, 자넷 몽고메리, 길 콜리린, 크리스찬 콘트레라스



  음, 이 시리즈는 순전히 의리로 봐주는 거다. 영화 제작사와 나와의 의리가 아니라, 시리즈를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한다는 나와 애인님의 의리 내지는 애정 때문이다.


  초반 래프팅을 즐기던 대학생 무리가 보인다. 호러 영화의 패턴대로, 숲 아무데서나 옷을 훌러덩 벗어젖히며 19금 행위를 즐기던 애들은 살인마의 습격을 받아 죽어버린다. 그리고 며칠 후, 그 숲을 지나가는 죄수 호송 버스가 있다. 교통사고로 전복된 버스. 경찰과 죄수들은 서로를 견제하면서 살인마와 싸워야한다. 물론 수적으로 열세인 경찰은 인질로 잡힌 상황이다.


  죄수와 경찰의 조합이라니. 외부의 적인 살인마들과 싸우는 것도 문제지만, 내부의 적까지 있으니 설상가상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게다가 엄청난 돈까지.


  돈이 얽히니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진다. 참으로 난감하게도 살인마가 눈앞에서 자기들 동료를 죽이는 걸 봤으면서, 돈이라든지 여자에 대한 탐욕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자기들끼리 죽이겠다고 싸우고 아주 난리다. 죽을 때 죽더라도 하고 싶은 건 다 해봐야겠다는 집념일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살인마가 두 명! 1편에 비하면 적은 수지만, 이 사람들 대단하다. 물론 한 명은 너무 바보 같아서, 자기가 놓은 함정에 자기가 빠지기도 하고 주먹 몇 번에 죽어버린다. 하지만 다른 한명은 그야말로 신출귀몰한 솜씨를 보이면서, 죄수와 경찰들을 하나씩 처리한다. 그러니까 이 사람 입장에서는 동생의 복수를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럼 왜 지나가는 사람들을 공격했냐고? 그건 식량 조달 차원으로……. 인간이 숲에 있는 토끼나 새를 사냥해서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른 점은 인간이 사냥하는 게 아니라 사냥당하는 것이지만.


  이 영화의 교훈은 ‘말보다 행동을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살인마에게 당할 때마다 혹은 자기들끼리 싸울 ‘죽여 버리겠어, 되갚아주겠어’라고 떠들기만 한다. 그런데 말만 그렇게 하고, 정작 행동으론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역공을 당해서 목숨을 잃는 것이다. 차라리 처음에 말만 앞세우지 말고 행동으로 보였으면, 결말이 다르지 않았을까?


  내용은 뭐, 자세히 살펴보면 ‘이건 말이 안 되잖아!’라고 외칠 장면들이 간혹 있다. 도대체 경찰견은 어디에 있었던 걸까? 왜 살인마는 주도면밀하고 꼼꼼하게 사람을 죽이고 다니다가 막판에 방심했을까? 그리고 도대체 그는 어떤 길로 다니기에 언제나 사람들의 뒤에 숨어들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차를 탄 사람들을 앞질러 갈 수 있었을까? 등등


  영화는 4편을 암시하며 끝이 난다. 아, 이 영화 5편까지 나왔다고 한다. 인간적으로 시리즈를 만들면, 대충 이름만 따와서 1편의 위엄을 망치기보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내가 더 성공시켜야지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보는 사람들도 다음 편을 기대할 테니까 말이다. 뭐 그렇다고 4편에 대한 기대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얼마나 더 망쳐놓을 것인지 기대하는 마음도 조금은 있다. 아니면 ‘좀 나아졌겠지?’라는 생각도 있고,


  그나저나 마지막에 그 주인공, 그럴 줄 몰랐다. 나쁘게 말하면 내숭쟁이, 좋게 말하면 계획적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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