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전쟁 (2005) 일반판 - 할인행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크루즈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war of the worlds, 2005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 톰 크루즈, 다코타 패닝, 미란다 오토, 저스틴 채트윈



  톰 크루즈와 다코타 패닝이라는 빵빵한 배우진에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가 개봉했을 때, '인디펜던스데이'류의 액션물을 기대했었다. 거기다가 광고도 그런 예상을 하게 편집되었고. 하지만 소문을 들어보니 '시시하다, 허무하다' 이런 평이 많았다. 설마 원작 그대로 결말을 했나? 이런 상상을 했다. 그러다가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있었다. 톰 크루즈라는 배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사실 예전 영화를 리메이크하면, 결말을 어떻게 지을지 궁금하긴 하다. 예전 50~60년대와 지금은 많이 달라졌으니까. 화려한 CG나 액션 장면과 빠른 전개에 익숙한 세대라서, 예전 그대로 만든다면 확실히 실망한다.


  이건 영화 '지구 최후의 날' 때도 그랬다. 그 영화도 원작과 비슷하게 결말을 내는 바람에, 시시하다는 평을 들은 기억이 난다. 그렇다고 결말을 마음대로 바꾸면, 전체적인 흐름이나 완성도가 달라질 것 같고. 그냥 요즘은 리메이크 영화를 만들면 액션 장면이나 CG를 화려하게 꾸며서 눈요기만 시키는 것 같다. 제일 마음에 안 들었던 바뀐 결말은 '인베이젼 The Invasion, 2007'이었다. 원작의 깊이도 사라지고 그렇다고 구성이 치밀한 것도 아니고.


  내가 생각하기에 원작의 결말을 바꿔서 좋은 평을 받고 있는 것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 공주'밖에 없는 것 같다. 비록 초반에는 욕을 먹었지만, 이제는 다들 인어 공주가 왕자와 행복하게 사는 애니메이션의 결말을 더 좋아한다.


  다시 '우주 전쟁'으로 돌아와서, 원작 소설에는 없는 한 가족 중심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주연인 아버지가 군인도 아니고 그냥 그럭저럭 살아가는 설정이기에, 총을 들고 외계인들과 맞장을 뜨는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그냥 아들과 딸을 데리고 이리저리 도망 다닐 뿐이다. 하지만 그것도 굉장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정신없이 피난을 가는데, 말 안 듣는 자식 둘을 건사하면서 그렇게 잘 도망 다니는 것도 어떻게 보면 능력! 영화에는 안 나왔지만, 저 아빠 어쩌면 특수 부대 훈련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많은 사람들을 등장시키면서, 공황상태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이기적으로 변하는지 보여준다. 자기보다 약해 보이는 사람을 만나면 자동차를 빼앗고 총을 빼앗고 음식을 빼앗고……. 그 와중에 선동이라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사람들이 얼마나 귀가 얇은지도 알려준다.


사람을 믿는다는 것이 은근히 불안하고 종이로 된 바닥을 밟는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물론 그 중에도 탄탄한 바위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도 있었다. 바로 주인공이다. 그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평범한 주인공인줄 알았는데 너무 대단해서 위화감이 느껴졌고, 아들딸들은 상황 파악도 못하고 소리만 꽥꽥 질러서 별로였다. 다코타 패닝 비명 참 잘 질렀다.


외계인의 모습이 예전 작보다 멋지긴 했다. 더 커지고, 더 강해지고, 더 멋지고. 거기에 그들이 하는 짓은 더 잔혹했다.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은근히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 더 끔직했다. 대충 몇 가지 힌트를 주면서 ‘그럴 거야, 아마. 그렇겠지. 우와 잔인해!’ 라는 단계적인 상상을 하게 한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고 생각한다니까, 평소에 호러 영화를 많이 본 내 상상은……. 여기까지.


역시 과학 기술의 발달이 영상을 멋지게 보이긴 한다. 예전 영화보다 영상적인 면에서는 훨씬 멋졌다. 그건 참 좋았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 내레이션 부분이 달라졌다. 전과 달리 종교가 아닌, 지구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원래 지구는 자체적으로 모든 것을 다 만들어내고 방어할 능력이 있었다. 인간들이 망쳐놓지만 않으면 말이다. 이런 뉘앙스? 가이아 이론이었던가, 그걸 바탕으로 만든 영화 같다.


   영화 '지구 최후의 날'이 ‘지구를 아끼고 자연을 보호하자’였고, 영화 '콘스탄틴'도 결국은 ‘담배 끊고 천국 가자’가 교훈이었던 것처럼, 이 영화의 교훈은 ‘자연 보호를 하자’ 이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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