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Child's Play 3, 1991

  감독 - 잭 벤더

  출연 - 저스틴 왈린, 페리 리브스, 제레미 실버즈, 트래비스 파인



  앤디도 이제 나이가 먹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칼을 휘두르며 자신을 죽이려던 인형에게서 받은 상처는 나아지지 않았다. 어찌된 일인지 그의 엄마와 다시는 만나지 못했고, 입양 가정을 전전하다가 결국 군사학교까지 오게 되었다. 군사학교가 우리나라에 있는 육군 사관학교 같은 것이 아니라, 도저히 어디로 보낼 수가 없는 아이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개중에는 앤디처럼 오갈 데 없는 아이들도 있고, 너무 소심해서 그런 것을 고쳐보라고 온 아이, 또는 부모가 파병을 나가 온 아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처키도 다시 살아났다. 오프닝을 보면, 2편에서 해체당한 처키의 몸에서 피가 흘러 인형을 만드는 고무액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게 모여서 되살아난 것이다. 그게 가능한지 잘 모르겠지만, 인형에 영혼이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뭐……. 회사가 굿 가이 인형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사회에서 잘 드러난다. 그 인형이 회사에서 제일 잘 팔린 제품이라는 것이다. 헐, 그런 못생긴 인형이? 왜? 다른 장난감들은 얼마나 허접하기에?


  하여간 처키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앤디가 있는 곳을 알아낸다. 그리고 자기가 자신을 소포로 부쳐서 군사학교로 침투! 역시나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죽이고, 어린 신병을 홀리는데 성공하는데…….


  보면서 눈물이 나왔다. 역시 어릴 때 겪은 트라우마란 무섭구나. 어른이었다면 어떻게 감정을 추슬렀을 텐데, 너무도 어린 나이였고 옆에서 도움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애가……. 무조건 말만하면 거짓말쟁이라고 윽박지르는 어른들 눈치 보느라, 혼자 삭혔을 아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한 사람이 8년 동안 일관되게 주장을 하면 믿어줘야 하지 않을까? 아, 하긴 인형에 빙의한다는 건 누가 말해도 믿을 수 없는 일이긴 하다. 음모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이트라면 인기 만점이었을 텐데. 그런 부분은 없이, 모두가 다 소년을 윽박지르고 믿어주지 않아서 안쓰러웠다.


  특히 처키를 좋아했던 어린 소년은……. 소년의 순수함을 짓밟다니 처키, 이 나쁜 놈! 그래서 네놈이 하늘로 못 가고 인형의 몸속에서 이승을 헤매는 거다! 그나저나 군사훈련 받는 애들이 인형 하나 어떻게 못하다니……. 하긴 1편에서는 경찰들도 어떻게 못 했었지. 뭔가 참으로 안쓰럽고 답답한 설정이었다. 인형이지만 힘이 무지막지 세다는 말은 없는데, 그냥 인상 쓰고 칼 휘두르면 다들 놀래서 죽어간다. 하아, 인형에게도 당하는 만랩, 아니 저랩들같으니라고.


  물론 내가 저 입장이 되면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겠다. 저들처럼 비명 지르다가 죽어나갈지, 무사히 도망칠지 아니면 인형과 싸울지. 다만 아쉬운 것은, 앤디와 그 친구 하나둘만 빼고는 처키와 맞서 싸울 의지를 보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군인이건 경비원이건.


  처키는 여전히 피부가 벗겨지고 온갖 일을 다 당하는데, 참으로 꿋꿋하다. 저런 걸 즐기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근데 인간적으로 영화 참 지루하다. 누군가 나에게 두 번 보라면 욕하면서 ‘날 죽이려고? 싸우자!’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