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을 마치고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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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fter the Funeral (1953년)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티눈 연고로 엄청난 부를 모은 리처드 애버니시가 갑작스레 죽는다. 후계자가 없던 그의 재산은 남은 조카와 동생들에게 골고루 분배되기로 한다. 그런데 장례식이 끝나고, 그의 여동생이 무심코 한마디 던진다. “오빠는 살해당한 거잖아요. 그렇지 않은가요?” 그리고 다음날, 그녀는 집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 강도를 당한 것이라 추정하지만, 집안의 변호사인 엔트휘슬은 어딘지 석연치 않은 기분에 포와로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오빠가 살해당했다고 말한 여동생이 다음 날 죽는다. 처음에는 강도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이러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여동생이 해서는 안 될 말을 해서 죽은 게 아닐까? 그리고 여동생과 같이 살던 여자마저 독 케이크를 배달받는다면, 사람들은 또 이렇게 생각한다. 그 여자, 뭔가 들어서 안 되는 것을 들은 게 아니야? 그러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결론을 내린다. 그 오빠, 진짜 동생 말처럼 살해당한 거 아냐? 엄청난 부자잖아?


  그런데 문제는 그 오빠가 살해를 당했다면, 그럴 기회를 가진 것은 가족밖에 없었다. 남동생 부부와 혼자 남은 제수씨 그리고 한 명의 남자 조카와 두 명의 여자 조카 그리고 두 사람의 남편들.


  모두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면 한없이 의심스럽다. 게다가 누구나 가슴 한구석에 비밀 한두 가지는 갖고 있기에, 숨기기 마련이고 그것이 보는 사람에게 의혹과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불신의 대상이 가족이 된다면, 믿어주지 않는 상대가 가족이라면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다른 크리스티의 소설이 그러하듯이 이 소설에도 반전이 있고, 가슴 아픈 로맨스가 곁들여졌다. 극 중의 인물들이 농담조로 말하지만, 애버니시 가문의 여자들은 다 제대로 된 남자를 고르지 못한다고 한다. 부인이 있지만 불륜을 저지르거나 아니면 정신적인 문제가 있거나. 그래서 그 가문의 여자들은 언제나 마음이 아프고, 불안하고 초조해한다. 의혹은 점점 커가고 말이다.


  마지막 장까지 읽으면서,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의 소망을 위해서 다른 가족을 함정에 빠트리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마음을 가진 걸까? 하긴 모두가 다 남을 자신처럼 위한다면 범죄도 없고 전쟁도 일어나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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